【후생신보】만성폐색전증성 폐고혈압 치료에 다학제 진료가 ‘정답’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장성아·양정훈·박택규 교수 연구팀은 대한심장학회 학술지(Korean Circulation Journal, IF = 3.0)에 만성폐색전증성 폐고혈압 치료를 위해 다학제 진료를 도입한 결과 진단율은 높아지고 예후가 크게 개선됐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만성폐색전증성 폐고혈압 치료를 위해 2015년 12월부터 다학제팀을 구성, 운영 중이며 경피적 폐동맥혈관성형술 등의 시술을 도입해 돌파구를 찾았다.
만성폐색전증성 폐고혈압은 폐혈전이 장기간 폐혈관에 축적돼 폐동맥압력이 높아지는 중증 질환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심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질환은 매우 희귀해 진단이 어렵고 진단되더라도 효과적인 치료를 받기가 어려웠다.
다학제팀은 전문 분야에 따라 순환기내과에서 진단과 치료, 관리를 맡은 진단치료관리팀(장성아 교수)과 경피적 폐동맥혈관성형술 시술팀(양정훈·박택규 교수), 심장외과(정동섭 교수)가 협업하고, 질환 특성에 맞추어 폐를 진료하는 호흡기내과(김호중·박혜윤 교수)도 합류했다. 또 중환자의학과와 영상의학과(김민영 교수), 핵의학과(조영석 교수), 소아청소년과, 진단검사의학과 등 유관 부서가 힘을 모았다.
다학제 진료를 도입한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삼성서울병원이 개원한 1994년부터 2015년까지 18년간 연평균 2.1명, 38명을 치료한 데 그쳤지만, 다학제팀 도입 이후 7년 동안 연평균 17.9명, 125명을 치료했다.
진단이 표준화되면서 만성폐색전성 폐고혈압 환자를 더 잘 감별한 덕분이다.
치료 결과도 향상됐다. 다학제팀 도입 후 치료한 125명의 경우 진단 당시 60% 이상이 심부전 수준 평가(WHO functional class)에서 3~4단계에 해당했다. 3단계부터 가벼운 활동만으로도 숨이 차는 등 일상생활 제약이 크고, 4단계에서는 활동 자체가 제한된다.
다학제 진료 이후에는 전체 환자의 90%(113명)가 1, 2 단계로 호전됐다. 특히 전체 환자의 절반(63명)은 호흡 곤란과 같은 증상이 아예 사라졌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다학제 진료의 또 다른 축인 수술 역시 합병증이 줄어들었다. 기존에는 수술 환자의 약 39%가 우심방 부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됐으나 다학제 진료 이후에는 12.5%로 크게 줄었다.
병원내 사망률도 1.6%로 미국과 유럽의 전문센터와 유사하게 낮아졌다. 앞서 수술 성적의 향상을 위해서 세계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 미국과 독일의 병원을 방문하여 수술 기법을 업그레이드한 게 주효했다.
장성아 폐고혈압센터장는 “만성폐색전증 폐고혈압에도 여러 치료가 효과를 보이며 서서히 치료 길이 열리면서 다학제팀의 중요성도 어느 때 보다 커졌다”면서 “다학제 진료의 임상적 근거가 확인된 만큼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정책적,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후생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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