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호주로…‘노마드’ 바이오벤처사들엑소좀 개발 바이오벤처들 국내서 임상시험 스타트 쉽지 않아 해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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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신보】국내 바이오벤처들이 신약 후보물질 임상 착수를 위해 해외를 떠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마드’ 바이오벤처사들이 출현한 모습이다.
이유는 국내 임상 착수가 해외에 비해 매우 까다롭기 때문. 실제 다수 바이오벤처사들이 국내가 아닌 미국(FDA)과 호주(TGA)를 떠돌며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보다 빠른 임상 착수를 위해 식약처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지난 23일,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KBioHealth, 이하 오송재단) 김종원 규제과학지원단장<사진>은 식약처 출입 기자단과 간담회에서 그동안 진행됐던 엑소좀 지원사업 내용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 같이 주장, 주목을 끌었다.
김 단장에 따르면 최근까지 엑소좀 치료제를 개발해 온 바이오벤처들 중 국내서 임상 시험 승인을 받은 곳은 단 한 곳이 없다.
엑소좀 치료제를 개발 중인 대표 업체로는 일리아스, 브렉소젠, 엑소스템텍 등이 있다. 일리아스는 오송재단과 함께 엑소좀 치료제를 개발한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일리아스는 국내서 임상이 무산, 호주서 이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2022.4월). 브렉소젠 역시 국내가 아닌 미국서 임상 1상에 나선 상태. 엑소스템텍은 지난해 4월 국내 식약처에 임상 1상을 신청했지만 역시 좌절됐다.
미국, 호주서는 되는데 국내서는 안되는 이유는?
국내 식약처와 미국 FDA가 요구하는 서류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이 있다면 미국의 경우에는 안전성 입증 시 전향적으로 임상을 승인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는 점 뿐.
우리나라는 안전성 뿐 아니라 유효성 데이터까지 제출해야 만 임상을 허용해 주는 등 FDA 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 대고 있다. 호주의 경우 우리나라와 미국 보다 임상 승인이 더 쉬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FDA와 TGA는 기준이 다른 부분은 있지만 FDA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우리 식약처와 같은 자료를 본다”고 밝히고 “바이오벤처들이 돈이 많은 기업들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성, 유효성 입증을 위해 시험법 하나를 정립하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비용은 수십억 원이, 기간은 1년 이상이 소요되고 자칫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라도 하면 임상까지 과정은 요원해 진다. 호주 등에 비해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마련돼 있는 것이다. 안전성이 담보됐다는 전제하에서 식약처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식약처의 전향적 태도와 함께 국민들의 인식도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치료제에 문제가 발견됐을 시 규제 당국 뿐 아니라 문제를 일으킨 제약사에도 그에 합당한 책임을 반드시 묻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식약처에 일관되고 통일된 정책도 주문했다.
김종원 단장은 “엑소좀 치료제와 임상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곳이 식약처 내에서도 각각 분리돼 있다”며 “바이오의약품 관련 정책을 일괄해서 관리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단장은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1~2년 내 엑소좀 치료제가 국내서 임상에 진입하는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웃음)”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규제가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온 식약처가 업계의 이 같은 호소에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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