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질환 ②2023 Special Articles for PRIMARY CARE PHYSICIAN
2. 노쇠를 예방하는 2가지 방법 - 황원민 교수(건양의대)
노쇠(frailty)란 다양한 원인과 유발 요인에 의해 체력, 지구력, 생리적 기능의 저하로 의존성과 사망을 초래하는 개인의 취약성을 증가시키는 의학적 증후군으로 정의된다. 특히 노년기에는 노쇠에 따라 여러 신체기관의 기능과 회복이 급격히 저하되어 장애, 입원, 사망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노쇠의 단계로 접어들면 체중감소, 체력저하, 판단력 저하 및 활동성 저하 등이 동시에 일어나며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어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노쇠에서 벗어날 수 있다.
1) 노쇠의 진단
노쇠는 ICD-10-CM 코드로 R54 연령 관련 신체적 쇠약(Age-related physical debility)으로 지정되어 있다. Frailty, senility, senile asthenia, senile debility 등이 이 R54 진단의 범주에 해당된다. 노쇠가 의심되는 환자들에게는 3분이내에 시행할 수 있는 K-FRAIL 선별검사를 통해 3단계로 분류 할 수 있다.(표1) 5가지의 질문에서 3개이상에 해당되면 노쇠(frail), 1개에서 2개가 해당되면 전노쇠(pre-frail)로 분류 할 수 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에서는 65세 이상에서 50%가 전노쇠에 해당되며, 10%의 노인들이 노쇠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2010년에 발표된 “한국형 노쇠측정도구(Korean Frailty Index, KFI)”을 통하여 좀더 자세하게 노쇠를 특정할 수 있다.(표2) 7가지의 질문과 한가지의 검사가 이용되는데 전반적인 건강상태(입원 횟수 및 주관적 건강상태), 약물사용, 영양상태(체중감소), 감정상태(우울), 실금여부, 보행능력, 의사소통(시청력)의 장애를 평가한다. 검사로는 Timed Up & Go test를 시행해야 하는데 외래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검사이다. 그림1과 같이 등받이 의자와 복도에 3m 지점을 나타내는 표식만 있으면 가능하다. 환자가 엉덩이와 두 발을 의자와 지면에 닿게 한 후 일어나서 3m 표식을 돌아와서 다시 의자에 앉는 시간을 측정하면 된다. 10초 이하일 경우에는 0점, 10초가 초과될 경우에는 1점을 부여 한다. 물론 낙상에 주의해야 하며, 낙상이 우려되는 행동을 보이면 1점을 부과하면 된다.
노쇠가 발생하면 우울감이 악화되고, 낙상으로 인한 대퇴골 골절이 발생하고, 침상의존 상태가 되기 쉬우며, 간병인이 필요하거나 요양시설 입소가 많아져 사망가능성이 증가된다. 이는 환자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삶의 질이 저하를 야기하고, 간병비 증가로 인해 가계에도 악영항을 끼친다. '노인대국' 일본에서 간병비와 의료비 부담이 급격히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일본 내각부는 2023년 11월 6일 열린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2050년에 1인당 평균 간병비가 2019년과 비교해 75% 늘어나 23만5천엔(204만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환자 간병에 들어가는 사적 비용을 연간 10조원 이상으로 추산한다. 2021년 이진선 서울대 간호학과 박사 논문에 따르면 유급 간병인 비용과 가족들의 간병에 따른 노동손실 등을 합친 간병비 추계액은 2008년 3조~3조6000억원에서 2018년 6조9000억~8조원으로 10년간 배 이상 늘어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간병비(간병도우미료)는 전년 동월 대비 9.3% 올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5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8%)의 세 배에 육박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하루 7만~9만원 하던 간병비는 외국인 노동자 유입 감소 등에 따라 10만~17만원으로 치솟았다. 한 달에 최대 5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건강보험 지원이 없는 상태로 지속시 부양가족들의 생계도 위협받을 수 있는 국가 전체의 비상상황이 예상된다.
따라서, 노인인구의 증가와 발맞추어 적극적으로 노쇠를 평가하고 예방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노쇠의 예방은 환자의 노쇠 단계에 따른 접근이 필요하다. 노쇠가 발생하지 않은 튼튼한 단계에는 근력이나 인지기능 등이 저하되는 것을 막고, 여러 만성 질환에 의한 합병증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노쇠전단계는 적극적인 치료 및 예방을 통하여 노쇠가 발생하지 않게 할 수 있는 효과가 큰 단계이다. 이 경우에는 노쇠의 악순환에 빠지기 전에 노인 의학적 평가를 통해 개별화된 영양공급 및 다양한 방법의 운동과 재활이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활동이 가능하도록하는 복지시스템이 동시에 갖추어져야 한다. 이미 노쇠가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요양시설 입소나 사망과 같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쇠 단계에서는 각종 질환으로 처방된 약들을 다수로 복용하는 다약제(polypharmacy)상태일 경우가 많고 이는 약의 효과보다 부작용이 발생하여 또다른 불필요한 약물치료로 이어져 총괄적인 평가를 통한 약제 조정이 필수적이다.
노쇠의 예방은 체계적인 운동과 균형잡힌 식습관을 바탕으로 건강한 정서와 통합적인 질환관리등이 복합적으로 이루어 져야 한다. 그 중에서 노쇠예방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쳬계적인 운동이다. 운동 전문가의 처방과 지도에 따라 근력감소를 예방하기 위한 근력 운동, 신체적 활동능력을 높이고 인지기능과 기분에도 도움을 주는 유산소 운동, 낙상예방을 도울 수 있는 균형운동으로 다양한 운동요법이 필요하다. 또한, 노인의 특성상 식욕저하, 맛 수용체의 감소, 사회경제적 어려움으로 충분한 식사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 노쇠 예방을 위한 영양지원은 개개인의 질병과 상황에 따라 필요한 단백질 섭취량에 맞추어 별도의 단백질을 공급한다. 몸의 기능유지에 필요한 미량원소의 보충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3) 노쇠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영양섭취
노화와 함께 나타나는 생리기능의 저하, 사회심리적 고립, 유병상태 및 약물복용, 활동량 저하, 잘못된 식습관과 영양지식에 따른 식생활의 불균형으로 영양불량이 많이 나타난다. Cardiovascular Health Study(Fried 등, 2001)와 InCHIANTI study(Bartali et al, 2006)에서 영양결핍은 근감소증 및 노쇠와 관련이 있다고 하였으며, Millne 등(2006)의 메타분석에서도 영양결핍 노인에게 경구영양보충제를 섭취시켰을 때 입원환자의 합병증과 사망률이 감소한 결과를 보고하였다.
단백질은 노쇠를 예방하는데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단백질섭취가 높을수록 낙상 확률이 줄을 정도로 효과가 있다(강남이 등, 2009). 국외연구에서도 단백질 보충이 노쇠나 노쇠 전단계 노인에서 노쇠점수, 간이신체기능검사, 하지근력, 의자에서 일어서기, 의자에서 일어나서 걷기 등에서 개선효과가 보고되었다(Ng et al, 2015; Bauer et al, 2015; Tieland et al, 2012; Verreijen et al, 2015). 그러나, 아직까지는 어느 정도의 단백질 섭취가 노인에게 적절한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없는 상태이다.
근감소증은 노인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영양불량, 특히 단백질섭취와 관련된다. 단백질을 보충하는 영양중재연구에서 근육량이 증가했더니 근감소증이 예방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노인에게 단백질을 0.8g/kg 섭취시켰을 때 소변으로 질소의 배출이 많아지고 근육이 감소하여 단백질섭취가 충분하지 않음이 보고되었다(Campbell et al, 2001). 또한 영양불량상태인 노인에게 1.1g/kg 또는 1.3g/kg 단백질의 12주간 섭취시킨 영양중재연구에서 1.3g/kg 단백질 섭취군의 호흡관련 근육의 강도가 향상됨을 보여주었고, 남녀 노인에게 0.9g/kg보다 1.2g/kg 단백질을 섭취시켰을 때 제지방이 증가하고 체지방이 감소했다. Health ABC 역학연구에서도 0.8g/kg 단백질을 섭취하는 노인보다 1.2g/kg 단백질을 섭취하는 군이 제지방 감소가 적었다(Houston et al, 2008). 심지어는 PROT-AGE Study Group에서 만성이나 급성질환이 있는 노인의 적정 단백질섭취량을 1.2~1.5g/kg, 심한 질병이나 상해가 있는 영양불량 노인에게는 2.0g/kg의 단백질 섭취를 제안하기도 하였다. 한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단백질의 섭취량이 권장수준보다 낮은 경우가 30% 이상이었으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남녀모두에서 단백질섭취량이 감소하였다.
4) 운동을 통한 노쇠 예방
노쇠 예방에서 운동이 중요한 이유는, 신체 노쇠 현상 자체가 근육 기능과 운동 능력이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이기 때문이다. 성공적 노화가 실패하고 질병, 영양 이상, 활동량 감소 등에 의하여 운동 능력이 저하되면 결국 노쇠가 발생하게 된다. 노쇠는 결국 운동능력 저하의 결과로 나타나며, 노쇠 치료를 위해서는 운동능력 향상이 필요하다. 일단 노쇠가 발생하면 운동할 힘, 움직일 힘이 없게 되고 심장과 근육은 쓰지 않을수록 더욱 더 빠른 속도로 기능이 나빠지기 때문에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더불어 인지 기능이나 기분도 나빠지고 영양 섭취도 나빠지게 되어 전신 상태마저 나빠진다. 일단 노쇠의 악순환이 시작되면 운동할 힘이 없기에 운동을 하지 못해, 결국 체력은 더 악화됩니다
우선 운동이 노쇠에 대하여 기존 연구에서 어떠한 유익한 효과를 보였는지 확인하려면 어르신에서 필요한 운동의 종류에 따른 효과를 파악해야 한다. 운동을 오래달리기와 같이 심폐 지구력을 증강시킬 수 있는 유산소 운동과 근육량을 늘이고 근력을 좋게 만드는 무거운 아령들기와 같은 저항성 운동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운동은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일단 운동을 정기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역사회 단체에서 운영하는 노인들을 위한 복지시설에서는 대부분의 운동 프로그램에 이러한 두가지 요소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우선, 지구력 운동으로 표현하기도 하는 유산소 운동은 주로 큰 근육의 움직임을 포함하는 운동을 10분 이상 지속하는 것을 의미하고, 자전거타기, 걷기, 수영 등의 운동뿐 아니라 걸레질 등 집안일에서의 활동도 포함한다. 주 5~7회, 약간 힘들다고 느낄 정도 또는 최대 심박수의 40~60% 정도로, 한번에 30분 이상 운동을 수행하면 된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시행된 노쇠에 대한 운동 또는 다면적 중재 연구들의 결과에서는, 6~12개월간 운동을 포함한 중재 요법을 시행하였을 때에, 어느정도 노쇠한 사람일지라도 운동 능력 및 노쇠 지표가 좋아지는 것이 관찰되었다. 과거의 인식과는 달리 노쇠의 진행을 운동과 영양 등 복합적인 방법으로 지연시키고, 어느정도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노인에서 식단조절이나 운동은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한 경우가 많고, 또 식욕, 소화기능 및 체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스스로 시작 할 염두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세계적으로 시행된 중재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여러 의료 기관, 보건소, 지역사회를 연계한 종합적인 노인건강프로그램이 구축되어야 하고, 이에 의료인들은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노쇠는 극복할 수 있고, 예방해야만 하는 중요한 질병이다. T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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