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신보】동아에스티가 속도감 있게 회사의 R&D DNA를 재편해 나가고 있다. 저분자 화합물 의약품 위주에서 면역질환, 유전자 치료제 위주로 패러다임 쉬프트를 시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동아에스티 R&D 총괄 박재홍 사장은 최근 진행된 제약바이오협회 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저분자 화합물 의약품은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다”면서도 “하지만 글로벌 의약품 시장이 면역질환, 유전자 치료제 위주로 재편돼 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해 동아에스티는 2년 전 R&D 전략실을 새롭게 신설했다. 전략실 인원은 40여명(동아에스티, 에스티젠바이오, 에스티팜 선발) 정도. 아직도 부족하다며 올해도 박사급 인력 서너 명을 추가로 선발할 계획이다. 박재홍 사장을 필두로, 기획실장 그리고 연구본부장이 동아에스티의 ‘헤드쿼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박재홍 사장은 특히, M&A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이를 위해 올해도 다양하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진행된 SK바이오팜, HK이노엔 등 국내 제약사와 협력도 그 일환이다.

 

박 사장은 “국내 제약사와는 물론이고 글로벌 제약사와도 손을 잡아야 만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며 “올해도 더 큰 딜을 원한다. 현재 국내 2~3개 제약사와 협력을 논의 중이다. 다 아는 회사들이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사와 손을 잡고 성공한 ‘최고 모델’로는 유한양행과 베링거인겔하임을 꼽았다. 이름없는(?) 국내사가 세계적인 제약바이오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 시장을 리드하는 다국적사와 손을 잡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미다.

 

박 사장은 이어 “몇 개 국내사들이 협력해 하나의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야만 수천억 원의 비용을 R&D에 투자하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기 때문. M&A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우리나라 제약산업에 어떤 임팩트를 줄 지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의료계 전공의 파업과 함께 제약업계 가장 큰 이슈로 부상한 한미약품과 OCI간 합병에 대해서도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아직 큰 변화가 있진 않다. 하지만 아마 큰 변화의 시발점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이종산업 간 결합도 바람직하다”며 “일본은 과거 20~30년 전 이종 간 합병이 굉장히 많았다. 우리 상황이 지금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정석 회장의 ‘귀환’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R&D 분야에서 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필요할 때 적절한 의견을 제시받고 있는 만큼 과거와 달리 든든하고, 임직원들은 더욱 열심히 일하고 있는 상태라고.

 

그는 “동아가 과거 잃어버린 10년을 끝내고 다시 리커버 할 수 있는 타이밍이고 올해 또는 내년을 기반으로 다시 도약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동아에스티는 최근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800억 원의 R&D 비용을 추가로 확보한 것이다. 이로써 동아에스티는 향후 2년간 기존 R&D 비용을 포함해 총 2,600억 원의 총알을 R&D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이 또한 강정석 회장의 귀환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또, 유도탄 항암제로 평가받는 ADC 기업 ‘앱티스’ 인수 또한 같은 맥락이다.

 

그는 “동아는 오는 2032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고 밝히고 “이에 맞춰 동아에스티가 해야 하는 의무가 있을 것으로 본다. 최소한 라이선싱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웃음)”라고 말했다. 그가 원하는 바람직한 라이선싱 인/아웃 모형은 비임상과 임상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어느 정도 입증된 후보물질이다. 그래야만 모두가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박재홍 사장은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것은 중개연구다. 과학자로 할 수 있는 것은 전임상이고 그 이후는 의사 출신 연구자가 드라이브를 걸 것이다”며 “바이오텍이 살려면 외국에서, 국내에서 좋은 데이터를 만드는 과학자가 필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내 목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