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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수 손상 환자에서의 통증

전민호 교수 <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관리자 | 기사입력 2005/03/30 [17:12]

척수 손상 환자에서의 통증

전민호 교수 <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관리자 | 입력 : 2005/03/30 [17:12]

▲전민호 교수    
 여러 보고에 따르면 척수 손상 환자의 11%에서 94%까지 여러 형태의 통증을 경험하며 이는 대개 6개월 이내에 나타난다고 한다. 

 

 그리고 절반 가량의 환자가 척수 손상에 동반되는 통증으로 인해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고 한다. 

 

 척수 손상과 관련된 통증은 재활의학과 입원 치료 기간 중 일상 생활 및 재활 치료를 진행하는데 지대한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적절히 조절되지 못할 경우 만성으로 진행되어 퇴원 후에도 심각한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 부적응을 야기하기도 한다. 

 

 척수손상에 동반되는 통증은 그 원인 및 성격에 따라 대체로 1. 신경근성 분절성 통증, 2. 중추성 통증  3, 내장성 통증, 4. 근골격계성 통증, 5.심인성 통증 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 외 체성 조직이나 내장 조직의 손상이나 염증으로 인한 지각적인(nociceptive) 통증과, 신경 계통의 손상에 의한 신경병증의(neuropathic) 통증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때 지각적인 통증에 근골격계 통증, 내장성 통증이 포함되고 신경병증의 통증에는 신경근성 분절성 통증, 중추성 통증이 포함된다 (표 1). 

▲표 1. 척수손상과 동반되는 통증의 병리학적 분류

 중추성 통증은 주로 손상부위 이하에서 미만성으로 발현되는 통증으로서 환자들은 대체로 타는 듯하다, 저리다, 칼로 베이는 듯 하다. 바늘로 찔리는 듯하다, 죄는 것 같다 등으로 표현한다. 

 

 주로 손상부위가 높을수록 빈도가 높고, 완전 척수 손상보다는 불완전 척수 손상에서 빈도가 높고 정도도 심하다. 

 

 이의 기전으로는 아직 확립된 정설은 없으나 손상된 척수 부위 신경원의 비정상적인 신경 활동, 뇌간이나 척수 세포의 비정상적인 활동도 증가, 통증 전달에 관여하는 신경 전달 물질의 농도의 변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하부 뇌간이나 시상부위로부터 시작되는 하강 통증 억제 통로가 파괴되어 말초 감각이 척수의 배측속을 따라 뇌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이 신호가 잘못 해석되거나, 적절히 억제되지 못하여 발생되기도 하며, 교감신경계의 과도한 활동증가나 교감 신경 섬유에서 통증 전달 신경섬유로의 경로 생성 및 이의 활동도 증가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 분절성 통증은 척수 손상 부위의 피부분절에서 주로 나타나며, 디스크 탈출증이나 척수 협착증에서 보이는 신경근성 분절성 통증과 유사하다. 

 

 통증부위가 중추성 통증보다는 국소적이기 때문에 탈감작 치료, 관절운동치료, 경피적 전기 치료, 켑사이신 국소 도포등의 국소 치료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를 투여하거나 중추성 통증에 주로 사용되는 항우울제나 항전간제를 투여함으로써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내장성 통증은 주로 복부나 골반 부위에 호소하는 통증인데 이는 척수 손상 후 발생한 내장기관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통증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자율신경 부조증과 같이 자율신경을 통한 감각 전달 과정의 문제로 발생하는 통증을 모두 일컫는다.

 

 그리하여 다만 통증을 느끼는 부위가 복부 및 골반일 뿐 그 발생기전이 중추성 통증과 유사한 경우가 많아 연구자에 따라서는 중추성 통증과 내장성 통증을 따로 구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통증에 대한 치료로는 환자 교육, 인지 치료, 생체 되먹임 치료, 약물 치료, 수술치료 등이 있으며(표 2), 주로 쓰이는 약으로는 삼환계 항우울제나 항전간제가 있다. 

▲표 2. 척수손상에 동반되는 통증에 대한 치료방법 

 삼환계 항우울제의 대표적인 예로는 아미트립틸린이 있고 항전간제로는 카바마제핀이 있으며 이를 병합 투여시 더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나 삼환계 항우울제는 항히스타민성 부작용이 자주 나타나 환자가 졸리고 나른해져 일상 생활을 하거나 재활치료를 받는데 지장을 주기도 하고, 항콜린성 부작용으로 인해 구갈, 배뇨, 배변 장애가 유발되기도 한다. 

 

 항전간제인 카바마제핀 역시 졸림, 나른함,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간혹 골수 억제나 간효소 수치 상승과 같은 부작용이 있어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하여 이상 소견이 나타나는지를 추적하면서 투약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항전간제 중 비교적 최근에 각광받는 가바펜틴 제제(한국화이자  뉴론틴)는 심각한 부작용도 없고 효과도 더 뛰어나 척수손상 및 반사성 교감신경 이영양증, 당뇨성 신경병증 등 중추 및 말초 신경손상에 의한 통증에서 첫번째 선택약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이 약의 작용기전으로는 아직 다양한 결과가 보고되고 있으나 척수 수준에서 nmda 수용체, ampa 수용체를 차단하거나 nmda수용체를 자극하는 물질인 글루타메이트의 농도를 감소시켜 통증 전달을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작용으로는 식욕증가, 졸림, 어지러움, 설사 등이 있으나 비교적 빈도가 낮고 심하지 않아 환자의 호응도가 좋은 편이다. 

 

 그밖에 마약성 진통제도 중추성 통증 환자에게 투여하여 효과를 보았다는 보고가 있으나 실제 임상에서 많이 쓰이지는 않고 있다. 

 

 또한 척수강내 바클로펜, 모르핀, 가바펜틴 등을 주입하는 치료방법도 있으며 모르핀은 알파 교감신경 억제제인 클로니딘과 같이 투여하면 효과가 더 좋다는 보고도 있다. 

 

 근골격계 통증은 중추성 통증만큼이나 많이 경험되는 통증으로서 주로 활동에 의해 악화되고 휴식에 의해 완화된다. 

 

 척수손상 이후 손상 이전에 비해 과사용되거나 불균형적으로 또는 올바르지 못한 방식으로 사용되는 근육, 또는 마비로 사용되지 않는 근육 등 다양한 위치에서 발생 가능하다. 

 

 그 예로 척수 손상 후 휠체어를 사용하여 상지 근육을 과사용하게 되면서 이 근육에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고 몸통근육의 마비 때문에 앉는 자세가 불량해지면서 목이나 등 근육에서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치료는 일반적인 근골격계 통증 환자의 치료와 동일한 원칙하에 진행되며 대개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를 우선 사용하고 그럼에도 통증이 지속되면 항우울제나 항전간제 등을 투약할 수도 있다. 

 

 투약 외에도 환자가 운동을 할때나 휴식시 과사용하거나 불균형적으로 사용하는 근육을 잘 점검하여 이를 해결해 주어야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심인성 통증은 심리적 원인에 의한 통증이며 1,2차 이득과 관련이 있으나, 실지로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발현되고, 심인성 통증이 단독으로 나타나기 보다는 대개 다른 종류의 통증과 더불어 발현된다. 

 

 또 심인성이라는 진단을 붙이기 위해서는 일단 기질적인 통증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먼저 진단해야 하는데, 설사 기질적인 통증의 원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심인성 통증이 같이 동반된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따로 진단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최근에는 심인성 통증을 따로 구별하여 진단, 치료하기 보다는 통증의 사회, 심리적 요인으로서 좀더 포괄적이고 다차원적으로 사고하는 추세이다. 

 

 그리하여 통증을 조직 손상과 이차적 반응, 신체적인 불편 이외에 심리적인 측면까지 고려하여 이에 대해 적절히 대처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정신적 지지, 일상 활동, 운동 치료의 독려, 정신적 상담 및 치료, 환자의 가정적, 사회적 환경에 대한 접근 및 이에 대한 중재 등이 포함된다. 

 

 결론적으로 척수손상환자의 통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잘 조절하지 않으면 만성으로 진행되어, 입원시기 뿐만 아니라 가정 및 사회로 복귀한 이후에도 환자의 일상생활 및 재활치료, 사회활동에 막대한 장애를 준다. 

 

 그러므로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환자의 기능적 회복에 두는 노력 못지 않게, 통증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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