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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림 교수, 국립암센터서 혈우병 진료 나서

경기서북부 지역서 유일하게 진료…효과적인 약제 통해 개인별 맞춤 치료 정착 노력할 터

문영중 기자 | 기사입력 2021/10/26 [12:39]

박미림 교수, 국립암센터서 혈우병 진료 나서

경기서북부 지역서 유일하게 진료…효과적인 약제 통해 개인별 맞춤 치료 정착 노력할 터

문영중 기자 | 입력 : 2021/10/26 [12:39]

 【후생신보】 박미림 교수<사진>가 최근 국립암센터(소아청소년과)에서 진료에 나섰다. 충북대병원에서 최근 국립암센터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박미림 교수는 충북대병원에서 근무했을 때와 같이 국립암센터에서도 혈우병 환자 진료에 특히,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혈우병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병원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박미림 교수가 혈우병 진료를 시작하면서 관련 지역 환자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박미림 교수를 통해 국립암센터에서의 향후 포부 등에 대해 들어보는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상은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Q : 다수 질환 중 혈우병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 있다면?

A : 특별한 동기는 없다. 제가 처음으로 부임한 곳이 충북대학교병원 이었고, 그곳에서 혈우병 환자들의 진료를 처음 시작하게 됐다. 이후 다양한 혈우병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자연스럽게 혈우병에 대한 관심이 생겨 났다. 혈우병은 단순히 출혈에만 포커스를 두어야만 할 질환이 아니라, 환자의 나이, 생활습관, 출혈빈도, 장래 목표, 약물 약동학, 현 관절상태 등 다양한 부분을 종합해서 치료를 해야 하는, 맞춤치료가 그 어느 영역보다도 필요한 질환이라 생각했다. 반면 혈우병의 치료 행태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의해 일률적으로 정해져야 하기 때문에 “참 모순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더욱 해당 질환의 치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Q : 혈우병을 치료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A : 활달한 중학생 남아가 있었다. 축구 농구 등 운동을 좋아해 매번 어머니가 운동 전 약을 챙겨 주었다. 하지만 또 출혈이 생기고 노심초사 하면서 추가 분의 약을 받으러 오시던 그 어머니의 모습이 생생하다. 가끔은 응급실로 오기도 했다. 거의 매달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환자의 활동량과 약의 대사 속도를 고려할 때 더 많은 양의 투여가 필요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제도적 한계 때문에 딱 보험기준에 맞게 처방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움이 제일 컸다.

 

Q : 현재 혈우병 환자(혈우병A, 혈우병B, 항체 환자 등)를 몇 명 정도 보고 계시는지?

A : (현재 환자가 없어서, 다음의 말로 대신한다)경기서북부 권역에서 혈우병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병원은 없다. 국립암센터로 온 후, 이 곳에서도 혈우병 진료를 지속하고 싶었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진료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국립암센터에서도 혈우병 환우들의 진료가 가능해 짐에 따라, 지역 환우들의 진료를 담당할 수 있게 됐다. 혈우병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으로, 접근성이 용이한 지역병원에서 지속적 맞춤 관리를 제공해 나가겠다.

 

Q : SHL, EHL, 피하주사 등 치료제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치료제에 대한 평가).

A : 혈우병 치료제로 표준 반감기 치료제(SHL)가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10년 이상 혈우병 환자들의 출혈 관리에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반감기 연장 치료제(EHL)로는 ‘애디노베이트주’, ‘엘록테이트주’ ‘알프로릭스주’ 등이 있으며, 페길화기술 혹은 FC 융합단백 기술 등을 통해 반감기를 기존 SHL 대비 1.5배 연장시켜, 약물 투여 횟수를 줄이면서 환자 순응도를 높이면서 출혈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EHL의 경우 많은 임상연구에서 SHL에 버금가는 출혈예방 및 관절 건강개선 효과를 보였으며, 항체 생성 혹은 아나필락시스 등 심각한 부작용 또한 뚜렷하지 않았다.

 

약물 투여 방법 및 횟수가 환자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만큼, 약물 투여 방법의 간편성 및 횟수의 감소는 치료에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약물 투여의 횟수 감소로 환자의 순응도가 높아지면, 결국 출혈을 예방해 많은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소아 환자의 경우, 성인 환자에 비해 피하 지방이 두껍고 혈관이 약해 정맥주사의 삽입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활동량이 많고 나이가 어릴수록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힘들게 삽입한 정맥주사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더욱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소아 환자의 경우 EHL이 더 적합할 수 있다.

 

하지만, 반감기가 긴 만큼 약물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의 개인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따라서 약제 급여 기준 내 허가 용량과 개인별 필요 용량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이는 해결돼야 할 과제라고 생각된다.

 

Q : 피하주사에 대한 정부와 학회(가이드라인)에 대한 생각은?

A : 피하주사의 경우, 혈우병A 치료제인 헴리브라가 있다. 부족한 응고인자를 혈관주사를 통해 보충하는 기존의 정맥주사와 달리, 지속적으로 혈전 생성을 유도해 출혈을 막는 기전으로 항체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혈우병A 환자에 투여 가능하다.

 

임상시험, 무상공급 등으로 해당 약제가 국내 치료에 도입됐으며, 현재는 건강보험급여로 처방 가능한 약제다. 평생의 스트레스인 정맥주사에서 벗어나 피하로 주사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항체 보유 중증 혈우병 환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아주 획기적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는 효능 및 안정성 면에서 비교적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고, 우려했던 혈전 생성 및 약제에 대한 항체 발현율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국내에서의 다양한 임상경험이 누적되지 않아 장기적인 관절 건강에 대한 결과 주시가 필요하며, 결국은 좀 더 확고한 안정성 확보라는 걸림돌이 해결돼야만 할 것이다.

 

 

Q : 환자들에게 한 마디 해 주신다면?

A : 환자마다 가지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이 다르고, 혈우병 환자의 치료 계획을 설정할 때 환자의 니즈에 따라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과거와 달리, 조금 복잡하긴 하지만, 다양한 약제를 선택할 수 있다. 다양한 약제의 유연성을 이용해서 보다 더 안전한, 보다 더 효과적인 제제를 이용한 개인별 맞춤치료가 정착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연구하고 싶다.

 

Q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 혈우병을 포함한 다양한 유전성 출혈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일상에서 존엄성을 유지하며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가 되고 싶다. 출혈 발생 후 치료가 아닌 출혈 예방으로 치료의 관점이 바뀌고 있다. 혈우병 환우들의 적극적인 유전상담, 출산 후 신생아 스크리닝을 통한 조기 치료 방침 수립을 통한 지속적인 관리, 보다 간편하고 효과적인 치료 약제의 도입 등을 통해 유전성 출혈질환 환자들이 일상생활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면, 분명히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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