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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연구의 현황과 전망 -1-

김동욱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관리자 | 기사입력 2005/03/23 [16:37]

줄기세포 연구의 현황과 전망 -1-

김동욱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관리자 | 입력 : 2005/03/23 [16:37]

▲ 김동욱 교수
1. 서론

 지난 1년 세계 과학 기술계의 최대 이슈 중 하나가 줄기세포 연구에 관한 것이었다.

 

 2004년 초에 서울대 황우석, 문신용 교수 등이 중심이 되어 세계 최초로 복제된 인간 배아 줄기세포주를 확립했다는 보고와 함께 국내 과학계도 줄기세포 열풍에 휩싸였다.

 

 그동안 척수 손상 환자에 대한 줄기세포 임상 효과를 비롯하여 많은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었고, 줄기세포에 의해 많은 질병의 치료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줄기세포 연구에 거는 기대도 그만큼 커졌다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줄기세포는 정말 현재의 질병 치료를 위한 만병통치약이 될 수 있는가? 줄기세포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줄기세포 연구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 줄기세포 연구의 현주소에 대하여 의견을 개진해 본다.


2. 줄기세포의 종류 및 세포 치료

 줄기세포는 신체를 이루는 각종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원시세포를 일컫는다.  줄기세포는 수정 후 몇일이 지난 배아의 초기단계(배반포)에서 유래한 배아 줄기세포와 발달이 끝난 신체의 조직에서 유래한 성체 줄기세포로 나눌 수 있다(그림 1).

▲그림 1. 줄기세포의 종류   

 성체 줄기세포는 또 신체의 각 기관별로 고유의 줄기세포(예: 신경 줄기세포, 간 줄기세포 등)가 존재한다.

 

 이 외에 탯줄에서 유래되는 제대혈 줄기세포와 태아 유래 줄기세포도 있는데 넓은 의미에서 이러한 줄기세포를 성체 줄기세포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배아 줄기세포는 실험실에서 무한히 증식이 가능하고 원하는 신체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

 

 반면에 성체 줄기세포는 분리 및 배양이 용이하지 않고 분화능에 있어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성체 줄기세포는 배아 줄기세포에 비하여 이식 시 종양 생성 문제, 면역 거부 반응 등의 문제에서 비교적 유리하다 할 수 있겠다.


 줄기세포는 다른 세포들과 달리 독특한 특징을 가지는데 첫째, 세포 분열 기간 동안 무한히 자신을 복제하고 둘째, 특정한 조건이 주어지면 다른 세포 타입으로 분화하는 것이다(그림 2).

▲그림 2. 줄기세포의 특징    

 예를 들어, 각종 신경세포나 상피세포, 심근세포, 췌장세포 등으로 분화할 수 있다. 따라서 신체의 어떤 조직이나 기관에 질환이 생겼을 때 줄기세포로부터 분화된 같은 종류의 세포가 이러한 병든 세포를 대체할 수 있는데 이것이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 대체 치료법이고 이런 개념의 의학을 재생 의학이라고 한다.

 

 질병에 걸린 사람의 수보다 기증되는 세포, 조직, 장기의 수는 많이 모자란 형편이다. 따라서 실험실에서 무한 증식이 가능하고 다양한 세포 타입으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는 많은 종류의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한 훌륭한 재료가 될 수 있다.


3. 각종 질환에서 줄기세포 연구 현황

 줄기세포의 확립 또는 분리에서 임상적용까지 연구의 흐름을 살펴보면 그림 3과 같다.

 

 먼저 배아 줄기세포주를 확립하거나 성체 줄기세포를 분리하고 실험실에서 증식을 거친 후 많은 양을 확보한다.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세포로 분화 단계를 거친 다음 분화된 세포만을 순수 분리하고 동물 모델에 이식해 그 효과를 테스트한다.

 

 그 다음 전임상, 임상 시험을 거치면서 동물 모델에서의 효과를 확인하고 안정성 등을 테스트 하게 된다.

 

 줄기세포의 종류도 많고 질환의 종류도 많아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행해지는 많은 연구가 줄기세포의 분화 내지 동물 모델에서의 이식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에게 임상 시험을 실시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나 아주 초보적인 수준에 해당된다. 이처럼 아직 줄기세포 연구는 초보적인 단계에 있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다.

 

 분화 기작은 무엇이며 어느 정도의 세포를 이식해야 되는지, 이식된 줄기세포는 어느 정도 생체 내에서 살 수 있고 줄기세포의 어떤 기능 때문에 상태가 호전되는지, 이식한 후 안정성 문제나 면역 문제 등은 어떻게 다루어야 되는지 실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현재 과학자들은 각 분야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여기 분야 별 몇몇 질환에서 행해지는 줄기세포 연구 현황에 대하여 간단히 살펴보도록 한다.

▲그림 3. 줄기세포주의 확립(또는 줄기세포의 분리)에서 부터 임상 시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1) 신경계 질환

 현재 줄기세포 연구 분야 중 가장 활발히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신경계 질환의 치료를 위한 연구이다.

 

 파킨슨 병이나 척수 손상, 뇌졸중,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루게릭 병) 같은 질병은 현대 의학에서 다루기 힘든 난치병들이다.

 

 이들은 병리학적 기전조차도 아직 확실히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있어 그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는 초기 단계이거나 아주 미비한 상황이다.

 

 단지 약물 치료나 운동 요법 등이 상태 악화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이들에 대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 치료법이다.

 

 파킨슨 병의 경우 중뇌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선택적으로 사멸하여 신체 운동기능을 통제하는 시스템이 망가져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현재 사용되는 약물 요법 등은 부작용과 오랜 치료 기간이 걸리는 등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죽은 세포를 대체해 줄 신경 세포를 넣어주는 세포 치료야말로 질병의 근원적 치료에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최초로 시도된 것이 태아 유래의 중뇌 세포 이식이었는데 유럽 및 미국을 중심으로 이미 많은 시도가 이루어져 왔고 몇몇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식되는 세포가 모두 유산된 태아에서 분리된 것으로 충분한 양을 확보하는데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윤리적,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실제 임상에 상용화하기에는 어려운 문제점들이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어떻게 하면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도파민 신경세포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연구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크게 배아 줄기세포와 성체 줄기세포로부터 도파민 신경세포로 분화시켜 뇌에 이식해주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 동물의 배아 줄기세포로부터 도파민 신경세포를 생산하는 연구는 상당한 진척이 이루어졌으며, 이 세포를 파킨슨 질환의 동물 모델에 이식했을 때 뚜렷한 증상 호전도 확인된 상태이다.

 

더 나아가 동물 줄기세포에서 얻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인간 배아 줄기세포로부터 70% 이상 고수율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생산된 경우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파킨슨 질환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는 아직 동물 모델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 외에 척수 손상 치료에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연구도 많이 진행 중이다. 척수 손상 후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사고 분절 이하 강직성 마비(운동 장애), 과민통(감각 장애) 등을 들 수 있다.

 

 척수 손상에 대한 줄기세포 적용 연구에 있어서 몇 가지 예를 들면 수초(myelin)가 없어진 운동 신경의 축삭(axon)의 기능 재생을 위해 줄기세포 유래의 희소돌기 아교세포를 공급해 주거나, 손상된 축삭의 재생을 촉진하는 영양 인자의 공급을 위해 이러한 유전자가 도입된 줄기세포를 이식해 주고, 또한 손상된 척수부위 세포들을 대체할 수 있도록 줄기세포를 이식해 주는 것들이다.

 

 이러한 방법들은 주로 척수의 남아 있는 기능들을 최대한 활성화시켜 부분적이나마 회복을 도모하는데 목적을 두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주로 척수 손상 후 오래되지 않은 경우에 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척수 손상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 역시 동물 모델 수준에서 행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언론 매체를 타고 발표된 척수 손상의 줄기세포 임상 효과에 대해서는 그 치료 기작이 잘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이다.

 

 기타 신경계 질환인 뇌졸중도 줄기세포를 이용해 미래에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인간의 신경줄기세포를 이용해 동물 모델에서 그 효과를 확인하였다고 한다. 그 외 무도병(huntington's disease)이나, 루게릭병 등의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적용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러한 질병들은 다른 신경계 질환에 비해 그 병리학적인 메커니즘이 복잡하여 아직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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