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의지 아닌 ‘뇌 특정 부위’ 문제‘리라글루티드’, 체내 식욕 조절 물질인 ‘GLP-1’과 97%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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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신보】비만이 차츰 ‘질환’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다. 개인의 의지나 동기부여를 통해서 만으로는 해당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근 비만이 ‘뇌 특정 부위’ 문제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 같은 인식에 큰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장에서 뇌로 식욕 관련 신호를 전달하는 ‘장 호르몬’이 비만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떠오르고 있는 것.
이에 본지는 관련 분야 대가로 꼽히는 아일랜드 UCD 내분비내과 전문의(병리학과 의장) 캐럴 르 루 교수<사진>와 인터뷰(화상)를 진행했다.
우리 몸에는 체내 식욕 조절 물질인 GLP-1이라는 게 있는데 이번 인터뷰는 시판중이 비만 치료제 중 GLP-1과 97% 유사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를 주제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Q :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린다.
캐럴 르 루 교수(이하 캐럴) : 현재 의사이자 과학자로서 아일랜드 UCD(University College Dublin)에서 일하고 있고, 제가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구 분야는 장과 뇌의 연결축이다.
Q : 이번 Obesity Summit에서 발표할 주요 내용 설명 부탁한다
캐럴 : 앞서 언급했던 장(gut)과 뇌(brain)의 연결축에 대해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로 하여금 배고픔은 덜 느끼고 만족감이나 포만감은 더 느낄 수 있게 하는 신호를 증감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연구한 결과들을 통해 사람들이 느끼는 배고픔이나 충족감 같은 증상들이 결국 뇌에 의해 컨트롤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 신호 체계를 조절하지 못하면 결국 비만을 통제하거나 조절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Q : 장에서 뇌로 식욕 관련 신호를 전달하는 장 호르몬(Gut Hormone)은 인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
캐럴 : 소장은 우리 몸에 있는 그 어떤 장기보다도 안에서 분비되고 있는 호르몬의 종류가 많다. 사람이 음식을 섭취하고 나면 그 음식이 장기에서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고 그 호르몬이 장기로부터 혈류로 나가게 된다. 이후에는 혈류를 타고 호르몬이 사람의 뇌까지 가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과연 어떠한 호르몬이 장에서 분비가 되며 뇌까지 도달해서 뇌에게 “지금 이 사람이 음식을 섭취했다. 이제 포만감이나 만족감을 느끼고 더는 식욕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자”라고 알려 주는지에 대해서다.
Q : 이러한 장 호르몬(Gut Hormone)을 이해하는 것이 비만 치료에서 왜 중요한 건가?
캐럴 : 처음에 우리는 비만이 사람들의 의지력이 부족하거나 동기부여가 충분히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이나 문제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비만이 단순하게 의지력이나 생각만으로 조절할 수 없는 뇌 부위에 문제가 있어 발생하는 것이라고 파악하게 되었다. 해당 부위는 뇌의 여러 가지 부위들 중에서는 비교적 원시적인 부분이라 볼 수 있다. 또한, 해당 부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장을 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장 호르몬이 배고픔이나 포만감 같은 증상을 느끼는 해당 부위와의 통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Q : 대사 수술 후 일어나는 생리적인 변화를 가장 유사하게 일으키는 약제는 GLP-1RA 인 것으로 확인하는 논문을 보았다. 그럼 이 중 유일하게 비만 치료제로 승인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가 다른 비만 치료제 대비 가지는 기전적 이점은 무엇이 있다고 보시는지?
캐럴 : 삭센다의 주요 물질은 우리 몸에 원래 존재하고 있는 체내 식욕 조절 물질인 GLP-1과 97%가량 유사하다. 우리 몸이 원래 몸에 있던 것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상동성이다. 체내에서 만들어진 GLP-1은 분비 후 2분 이내에 분해가 되는 반면, 삭센다의 주성분은 13시간 반 정도의 반감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우리 몸의 GLP-1과 매우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체내에서 GLP-1이 결합하는 수용체에 삭센다가 직접 결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GLP-1과 같은 작용을 한다.
주요하게 영향을 받는 장기로는 우선 췌장을 생각할 수 있다. 췌장에서 결합함으로써 우리 몸에서 인슐린이 필요로 할 때 원활한 분비를 돕는다. 두 번째는 뇌에 있는 시상하부다. 시상하부는 포만감이나 배고픔 같은 현상을 관장하는 부위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중요한 작용을 한다. 세 번째는 신장이다. 신장으로 가서 소듐(Sodium)의 배출을 도와주는 작용을 한다. 종합적으로 보면 사람들이 더 장수할 수 있는 체내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Q : 대사 수술 후 체중 감량 효과의 보완을 위해 삭센다를 병행 치료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캐럴 : 우선 지금 우리들은 더 많은 비만 치료 방법들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삭센다를 비롯한 여러 비만 치료 약물이나 수술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면 우리로서는 고무적이다. 사실 많은 환자들이 수술 후에는 별다른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일부 환자들, 예를 들어 위우회술(By-Pass)을 받은 환자들 중 8% 정도, 위절제술(Gastrektomy)을 받은 환자들 중 20% 정도는 수술만으로 충분한 체중 감량 효과를 얻지 못하거나 수술 후에도 체중이 증가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수술과 보조제를 같이 사용을 하는 병용 요법(Combination therapy)를 하게 된다. 리라글루티드를 사용해서 진행했었던 RCT(무작위대조시험)연구에서 수술과 리라글루티드를 같이 사용한 환자들을 살펴보았더니 그렇지 않았던 환자에 대비해 체중도 더 잘 감량되고 혈당 조절도 원활하게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리라글루티드라는 성분은 수술 전에 사용하든 수술 후에 사용하든 효과가 동일하게 우수하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Q : 그렇다면 장 호르몬으로 기인한 GLP-1에 대한 이야기를 더 여쭙고 싶다. 교수님께서는 삭센다의 임상을 실제 진행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캐럴 : 내가 참여했던 임상 연구는 3,000명 이상의 피험자들을 무작위로 삭센다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배정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모든 환자들은 식사 요법과 운동 요법에 대한 서포트도 함께 받았다. 결과적으로 삭센다 군에 배정되었던 환자들은 체중을 7% 이상 감량하고 이를 3년 이상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삭센다 치료를 중단했더니 체중 감량이 잘 되고 유지도 되고 있던 환자들도 다시 체중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를 기반으로 우리는 비만이 치료제를 이용해서 완치시킬 수 있는 질환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훨씬 더 복잡하고 만성적인 질환이다 보니 이에 대한 치료와 접근도 장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Q : “비만은 질환이다”라고 말했다. 꾸준히 긴 시간 동안 관리해야 한다는 건가?
캐럴 : 그렇다. 우리가 비만이 질환이라고 확실하게 정의하고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의사들은 좀 더 안심하고 치료에 임할 수 있다. 아시다시피 의사들은 질병을 치료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비만을 딱히 병으로 정의하지 않고 각 사람들의 의지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라고 접근했다. 그러다 보니 당시에는 환자들에게 “운동을 더 많이 하고 덜 먹어라”라고 말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비만이 발생하는 이유가 환자들이 자의적으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뇌의 특정 부분의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것임을 알았기 때문에 치료제를 사용하여 더 적극적으로 환자들을 도와줄 수 있게 되었다.
Q : 다른 향정 의약품들과 비교해 삭센다가 가지는 효능 및 효과의 차이가 있다면?
캐럴 : 요즘에는 비만 환자 치료 시 최소 10%대의 체중 감량 효과를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10% 정도 체중 감량이 가능하게 되면 비만으로 인해서 겪게 되는 다양한 합병증들이 가역적으로 회복되는 상황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유럽에 나와 있는 다른 치료제들을 보면 효과 자체는 대동소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환자에 따라서 A 치료제는 듣는데 B 치료제는 안 듣는 환자가 있고, 이 반대인 환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의사 입장에서 모든 환자들에게 혈압 검사나 설문조사 등을 진행해서 각 환자에게 맞는 치료제를 일일이 선택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뇨병 전단계, 당뇨 또는 혈압 등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있다면 삭센다로 먼저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삭센다가 체중 감량 이상의 추가적인 이점들을 많이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들은 결국 의사들이 어떤 치료제를 선택하느냐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삭센다는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해주고 만족감과 포만감을 더 높여줌으로써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준다. 체중 감량 효과를 살펴보면 약을 투여하는 약 3분의 1 정도가 체중의 10% 정도를 감량하고 14% 정도의 환자들은 15%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본다. 또한 당뇨 발생 위험이 약 8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가 이미 있는 환자의 경우, 당화혈색소를 1%~1.5% 더 낮춰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혈압이 약 4~5mmHg 정도 개선이 된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이 경험하고 있는 염증을 3분의 1 정도 낮춰주는 효과도 있다. 이러한 것들이 삭센다®의 주요 효능과 이점이라고 보면 된다.
Q : 삭센다의 주요임상결과 중 가장 의미있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캐럴 : 삭센다와 관련해 4가지 주요 연구들이 시리즈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는 SCALE Obesity and Prediabetes trial로 비만과 당뇨병 전단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두 번째는 SCALE Diabetes trial, 즉 2형 당뇨병이 있는 비만 환자 대상, 세 번째는 SCALE Sleep Apnea trial 폐쇄성 무호흡증을 동반한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이다. 네 번째는 SCALE Maintenance trial로, 체중 감소 이후에 얼마나 유지 되느냐를 확인한 연구이다.
이 중에서 가장 흥미롭다고 느껴졌던 연구는 네 번째 SCALE Maintenance trial인데 여기서 다양한 접근들을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저칼로리 식단을 이용해 6% 정도의 체중 감량 효과를 얻도록 한 다음, 삭센다를 같이 투여했더니 환자들이 6.2%의 추가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얻었다는 결과가 나왔었다. 이 연구에 참여했던 피험자들의 절반 이상이 10%를 초과하는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Q : 삭센다의 주된 이상반응은 무엇인가?
캐럴 : 앞서 말했듯이 삭센다는 우리 몸에 원래 존재하고 있는 호르몬을 그대로 모방하기 때문에 삭센다를 투여했을 때 발생할 만한 이상 반응이 무엇인지는 그 호르몬의 작용을 생각해보고 미리 예측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환자의 3분의 2 정도가 겪게 되는 이상반응이 바로 위장 관계, 즉 GI(Gastro-Intestinal)이다. 대부분 경증이거나 1, 2주 정도면 저절로 사라지는 정도로 매우 경미하지만 많이 나타날 수 있어 미리 안내하고 있다. 두 번째로 흔한 이상반응은 변비다. 기본적으로 천연 호르몬 자체가 소장과 대장의 움직임을 지연시키다 보니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물을 좀 더 많이 마시거나 섬유질 등을 더 섭취하도록 하여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담석이다. 다이어트가 되었든 약이 되었든 수술이 되었든 이 모든 방법들이 담석의 발생을 더 높일 수 있다. 삭센다도 마찬가지로 체중이 감량됐을 때 실질적으로 담석이 발생하는 비율은 100명당 3명 정도이다. 담석이 생기기 때문에 이어서 나타날 수 있는 네 번째 문제는 췌장염이다. 췌장염은 좀 더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심한 이상 반응을 볼 수 있다. 혹시라도 췌장염이 발생했을 때 약의 투약을 중단하면 해소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후유증으로 이어지는 이상 반응은 아니다. 이 4가지 부작용이 환자들에게 안내하고 있는 주요 이상 반응들이다.
Q : 삭센다를 장기적으로 투약한 환자의 경험을 듣고 싶다.
캐럴 : 10% 이상 체중 감량 효과를 본 환자의 경우, 당연히 동기부여가 되어 계속 이 약을 쓰고 싶다고 요구를 하며, 장기적으로 처방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이점들이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체중 감량과 유지에 대한 효과, 환자들의 혈당, 혈압 그리고 체내에 있는 여러 가지 염증들이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충분하게 많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은 장기적으로 치료할 동기 부여가 안 되는데 당연한 상황일 수 있으니 충분히 이해한다.
환자들이 체감하는 이점은 의사들이 신경 쓰는 이점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의사들은 환자들이 대사적으로 어떤 이점을 보았는지에 신경을 쓰는 반면, 환자들 입장에서는 기능적으로 조금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큰 관심을 갖는다. 예를 들어 ‘자녀나 손주들과 밖에 나가 뛰어놀 수 있더라’ 내지는 ‘몸이 가벼워지니 훨씬 편하고 좋더라’와 같은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환자들은 대사적인 것보다는 자신들의 삶의 질 그리고 얼마나 많은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해낼 수 있는가에 훨씬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사들은 이런 점들을 이해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Q:비만 관리 및 치료에 있어 가장 이상적인 치료 기전 및 방향은 무엇인가?
캐럴 : 이상적인 치료제라는 것은 음식에 연연하거나 억지로 참아내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지속하여 10%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고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치료제라고 생각한다. 만약 환자가 자연스럽게 덜 배고픔을 느끼고 포만감이나 만족감을 더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치료제가 있다면 장기적으로 사용하기에 상당히 좋을 것이다. 이미 비만대사 수술(bariatric surgery)을 통해서 이러한 이점을 얻어 낼 수 있지만 대다수의 환자들은 수술은 원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제 중에서 이런 효과를 내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가 있다면 그 치료제가 이상적인 치료제인 것이다.
Q : GLP-1에 관심이 있는 국내 의료진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캐럴 : 식이 요법, 약물요법, 수술 치료 무엇이든 최대한 우리가 비만에 대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비만이 단순한 하나의 질환이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특징들과 원인을 가지고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환자들 중 상당수가 삭센다와 같은 치료제에 상당히 잘 반응한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혈액 검사를 한다든지 다른 지표가 없기 때문에 약을 일단 써보고 이 환자가 삭센다에 대한 반응자(responder)인지 찾아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첫 4개월 동안에 5%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얻는 반응자가 누구인지 찾아내는 노력을 활발하게 할 필요가 있고, 최대한 많은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제를 사용하면서 보다 많은 환자가 비만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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