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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충 환영문 발표 후 병협 ‘흔들’

한 사립대병원장 “최소한 중립적 입장 취했어야” 비판 목소리 내놔
또 다른 병원장, “서남의대 폐지보고도, 차라리 정원 국립대에 줘야”

문영중 기자 | 기사입력 2020/08/12 [11:21]

의대 정원 확충 환영문 발표 후 병협 ‘흔들’

한 사립대병원장 “최소한 중립적 입장 취했어야” 비판 목소리 내놔
또 다른 병원장, “서남의대 폐지보고도, 차라리 정원 국립대에 줘야”

문영중 기자 | 입력 : 2020/08/12 [11:21]

 【후생신보】대한병원협회(회장 정영호)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의료 인력난 해소 특히, 의사 인력 충원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와 있다. 당․정 그리고 복지부가 협의를 통해 오는 2022년부터 10년 간 매년 400명씩 4,000명을 더 충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십 수 년 병협이 줄기차게 의사인력 충원을 요구해 왔고 문재인 정부 들어 그 바람이 결실을 맺게 된 상황, 당연히 병협은 지난달 23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 당정협의 발표에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시도병원협의회도 병협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당시 병협은 “400명 의대 입학정원 증원은 의료현장의 수급 문제 개선에 충분하지 않지만 현장의 고충을 헤아려 의대 입학정원 증원계획과 방향성을 제시한 것은 다행”라는 밝혔다.

 

한발 더 나아가 병협은 자체 연구를 근거로 “의대 입학정원 500명 중원 시 2065년, 1,500명 증원 시 2050년에야 의사수가 정적하게 된다”는 주장까지 펴기도 했다.

 

예측됐듯이 의협은 당연히 결사항전 의사를 천명했고 전공의들은 지난 7일 파업을 통해 의협에 힘을 보탰다. 당시 파업에는 전국 1만 6,000여명의 전공의 가운데 1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 문제는 오는 14일로 예정돼 있는 의협 총파업에 전공의 절대 다수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는 점이다.

 

문제는 의대 정원 확충과 공공의대 설립에 환영 의사를 밝혔던 병협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내부적으로 환영 입장 표명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사립대병원장들을 입을 통해 솔솔 나오고 있는 것.

 

국내 한 사립대병원장(병협 부회장)은 “그동안 병협이 의협과 상반된 입장을 보여 온 것으로 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사안에서 만큼은 중립을 지켰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 병원장은 “병협이 너무 리스키하다”고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사립대병원장은 “대학병원 수련병원 원장들 입장에서는 의대정원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 계획 없이 일방적으로 정부에서 밀어붙이고 있는데 이러면 곤란하다는 게 수련병원들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의대 정원 확충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 없지 않지만 수련병원 등과 충분히 논의 없이 환영 입장을 내놓은 것 역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의협과 뜻을 같이 하지는 못할망정 최소한 중립은 지켜야 한다고 주장이다.

 

이 병원장은 더불어 “의대 정원 늘리는 것 공감한다. 그런데 세부적인 안 논의 없이 정부안대로 밀어붙이고 있다. 의사들 반발하는 사항이다”며 “의사 단체들과 실무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 대학병원장들의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그는 “의대정원 확충, 공공의대 설립은 정말 큰 일이다. 서남의대 폐지 뻔히 보지 않았느냐? 책상만 갖다 놓는다고 의대 돌아가지 않는다”며 “차라리 국립대에 정원 늘려줘서 하는 게 낫다. 왜 의대를 또 만들어…”라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병협은 직능병원회, 시도병원회 등 다양한 단체로 구성돼 있는 만큼 통합된 의견을 내놓기가 쉽지 않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금처럼 민감한 사항에서는 더욱 그렇다.

 

수련병원, 대학병원 등 병협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에서 의사인력 확충과 공공의대 설립에 ‘떨떠름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병협의 내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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