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삶의 질이 중요해지면서, 황반변성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흔히 황반변성이라고 하면 나이 드신 분들에서 나타나는 “나이관련황반변성”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노인성 또는 노년성 황반변성이라고도 불리며, 결국 노화로 인한 병이다.
시세포의 활동에 따라 단순히 노폐물만 쌓인 상태의 건성(또는 비삼출성)의 경우 금연 및 자외선 차단, 항산화제 복용 등의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그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반면 맥락막신생혈관이라는 이상 혈관이 발생하여 출혈과 삼출물이 생기는 습성(또는 삼출성)의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혈관형성인자를 억제하는 항체를 눈 속에 바로 주입하는 치료를 주로 받게 된다.
그러나 황반변성에 이것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넓은 의미에서 황반변성은 황반의 구조와 기능에 이상이 생겨 시력감소 또는 시력상실을 초래하는 질환이라 정의할 수 있는데, 노화 이외의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유전성망막질환이다. 망막세포의 기능과 구조에 중요한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망막 세포의 기능 저하 및 사멸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그 대표격인 망막색소변성에서는 주변부 망막변성이 먼저 시작하고 황반부는 마지막까지 보존되는 경우가 많지만, 낭포황반부종 등의 황반 이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중심시력이 좀 더 일찍 저하될 수 있다. 반면 황반을 먼저 침범하는 스타가르트병, 원뿔세포이상증, 베스트병 같은 황반이상증에서는 처음부터 황반의 변화가 관찰되고, 젊은 나이에도 중심시력이 크게 저하된다.
포도막염이라고 하는 눈 속 염증질환에서도 황반변성이 나타날 수 있다. 염증이 조절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될 경우 황반을 포함한 전반적인 망막에 위축이 발생한다. 일부 염증 질환에서는 2차적으로 맥락막신생혈관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는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에 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감염에 의한 염증 질환 중 톡스플라즈마 같은 기생충이나 진균(곰팡이), 바이러스 중 일부는 황반부를 선택적으로 침범할 수 있다. 이 경우 항생물질로 치료가 잘 되어도 황반에 반흔을 남길 수 있어 시력 예후가 좋지 않다.
당뇨망막병증이나 망막혈관폐쇄 같은 망막혈관 질환에서는 황반부종이 동반된다. 안내주사나 레이저로 치료하게 되는데 부종이 잘 가라앉더라도 황반부 시세포층에 비가역적인 변화가 남는 경우가 많아 시력이 이전만큼 회복되지 못한다. 특히 만성적인 부종의 재발과 호전이 반복될 경우에는 황반부 위축이 발생해 시력이 크게 저하된다.
근시 환자에서는 안구의 길이가 앞뒤로 길어지는데, 매우 심한 근시에서는 이로 인해 황반이 위치한 눈의 뒷부분의 망막 및 맥락막이 얇아지게 된다. 안구 확장이 더욱 진행하여 망막색소상피의 결손까지 생기면 그 영역은 보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근시로 인한 맥락막신생혈관이 생길 수 있는데, 이 경우도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에서와 같이 눈 속 항체주사치료가 필요하다.
그 외에도 심한 외상나 레이저 노출로 황반부의 망막 또는 맥락막 조직의 파열이 발생한 경우 출혈이 발생하거나 신생혈관이 자라 시력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 그리고 류마티스 질환에서 널리 사용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나 항암제인 타목시펜 등의 약제를 장기간 사용한 경우도 망막세포에 대한 독성의 결과로 황반변성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와 같이 황반변성은 단일한 질환이 아니며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황반의 특성상 치료가 잘 되더라도 좋은 시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런 질환들에 관심을 가지고 예방에 힘쓰는 것이 황반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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