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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이 국민 생명보다 중요한가?…“원격의료 즉각 중단하라”

실효성 없는 재외국민 대상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부작용만 초래할 것
의협, "애꿎은 희생양 찾지 말고 제기된 의문에 담대하고 당당하게 답하라"

이상철 기자 | 기사입력 2020/06/26 [09:56]

산업이 국민 생명보다 중요한가?…“원격의료 즉각 중단하라”

실효성 없는 재외국민 대상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부작용만 초래할 것
의협, "애꿎은 희생양 찾지 말고 제기된 의문에 담대하고 당당하게 답하라"

이상철 기자 | 입력 : 2020/06/26 [09:56]

【후생신보】  정부가 재외국민에게 진료, 상담 및 처방을 하는 ‘의료인-환자 간 원격의료’를 임시허가한 것에 대해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25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의료인과 환자 간 대면진료의 기반과 국민 건강권을 저버리면서 규제혁신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몽상적인 효과만을 앞세운 무분별한 의료인-환자 간 원격의료 확대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의협에 따르면 정부가 신기술·신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에 대한 특례(규제 샌드박스)를 확대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특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장이라는 기본적 가치보다 산업·경제적 가치에 중점을 둬 주객이 전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산업융합규제특례심의위원회는 25일 재외국민에게 진료, 상담 및 처방을 하는 의료인-환자 간 원격의료 시행에 대한 임시허가를 부여했다.

 

임시허가 내용은 국내 의료기관이 전화‧화상 등을 통해 재외국민에게 의료상담‧진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 요청 시 처방전을 발급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의협은 제대로 된 평가나 검증도 없이 정책의 실험장을 재외국민에게까지 확대하는 것은 주객전도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의협은 “의료인-환자 간 원격의료는 비대면 상황에서의 제한적인 소통과 근본적 한계로 인해 그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지난 수년간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진 적이 없다”며 “원격의료는 결국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과 산업계의 경쟁을 촉발하고 불필요한 수요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그 허용 형태에 따라서는 극단적인 영리추구 행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의료계 뿐 만 아니라 시민사회의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고 상기시켰다.

 

특히 “경증 환자를 놓고 대형병원과 동네의원이 경쟁을 벌이는, 그야말로 무질서 그 자체인 의료전달체계 아래에서 원격의료의 허용은 동네의원의 몰락과 기초 의료 인프라의 붕괴로 이어져 국민 건강에 치명타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협은 국내 의사가 해외에 있는 환자에게 처방전을 발급하더라도 외국에서 이 처방전에 따라 약을 조제 받거나 처치를 받을 수 없어 실현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로 오히려 해당 국가의 법률 위반 문제를 야기해 외교 및 통상의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의협은 정부가 이런 사실을 알고도 재외국민에 대한 원격의료 시행 임시허가는 면피용 정책이면 표면적 성과물에 집착하는 당국자의 조급증이 빚어낸 웃지 못할 참사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의협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가 국민건강과 보건의료제도에 미칠 부작용에 대한 의료계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외면한 채, 그 대상을 해외국민에 확대하는 정부의 무모한 정책 실험에 대한 즉각적 중단을 촉구했다.

 

의협은 “재외국민에 원격의료를 시행하는 것은 해외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검증되지 않는 위협 속으로 모는 처사”라며 “정부가 이렇게 까지 ‘원격의료를 위한 원격의료’에 목을 매는 까닭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말 원격의료가 그토록 중요하고 어떻게든 해야 하는 것이라면 애꿎은 해외국민을 희생양 삼을 것이 아니라 담대하고 당당하게 의료계가 제기하는 문제점과 의문에 답변하고 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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