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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장질환, 환자 2배 ‘껑충’·인지도는 ‘제자리’

장연구학회 조사결과, 적절한 치료로 일상생활 가능하나 사회적인 공감은 부족
인지도 낮아 환자들 고충 털어놓기 어려운 환경…치료 위한 휴가도 ‘눈치’ 봐야

이상철 기자 | 기사입력 2020/05/20 [15:41]

염증성장질환, 환자 2배 ‘껑충’·인지도는 ‘제자리’

장연구학회 조사결과, 적절한 치료로 일상생활 가능하나 사회적인 공감은 부족
인지도 낮아 환자들 고충 털어놓기 어려운 환경…치료 위한 휴가도 ‘눈치’ 봐야

이상철 기자 | 입력 : 2020/05/20 [15:41]

【후생신보】  염증성장질환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데 비해 여전히 일반인들의 질환 인지도는 낮은 것은 나타났다. 특히 낮은 인지도로 환자들이 질환을 말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정서적 불안감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장연구학회(회장 김주성 서울대병원)는 세계 염증성장질환의 날을(매년 5월 19일) 맞아 일반인들의 질환 인지도 제고와 동시에 환자들이 질환에 대해 보다 편히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캠페인의 일환으로 국내 염증성장질환의 현황 분석과 더불어 일반인 741명과 환자 44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염증성장질환 인식 및 환자들의 치료 환경 실태’ 결과를 발표했다.

 

크론병, 10년 새 환자 2배 증가 

 

염증성장질환은 장관 내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을 비롯한 다양한 영향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염증성장질환 발생률과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직까지 명확한 발병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면역학적 이상 및 스트레스나 약물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직장에서 대장의 근위부로 이어지는 대장 점막의 염증을 특징으로 하며 혈변, 급박변, 설사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크론병은 구강에서 항문까지 위장관 전체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대개 복통, 설사, 전신 무력감을 호소하고 체중 감소나 항문 통증이 동반되기도 하며 심하면 장관 협착이나 천공, 누공 등이 동반되어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염증성장질환은 과거 동양인에는 비교적 드문 질환이었으나 1980년대 이후 급격히 발병률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환자는 2010년 대비 2019년 10년 사이 약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질환 별로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2010년 2만 8,162명, 2019년에는 4만 6,681명으로 10년 사이 약 1.7배 증가율을 보였고 크론병은 같은 기간 환자 수 1만 2,234명에서 2만 4,133명으로 증가하며 약 2배 증가했다.

 

장연구학회 김주성 회장은 “염증성장질환은 국내에서 서구화된 식습관을 비롯해 다양한 이유로 10년 동안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관해와 재발이 반복되는 질환 특성 상 염증성장질환의 환자 수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서구 질환으로 알려져 있던 염증성장질환이 국내에서도 더 이상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질환으로 인지되어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염증성장질환은 만성 재발성 질환으로 질환의 완치보다는 증상의 조절과 점막 치유, 합병증 예방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치료 목적으로 한다.

 

중증도 및 임상 범위, 임상 양상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보통 5-ASA제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생물학제제 등 내과적 약물치료가 주를 이루며, 필요에 따라 외과적 수술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환자 증가하는데… 여전히 낮은 사회적 인지도 

 

최근 한 연예인의 투병 고백으로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염증성장질환에 대한 인지도는 낮다.

 

일반인 741명을 대상으로 염증성장질환의 인식에 대해 알아본 결과 66%가 질환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이 중 26%는 전혀 들어본 적도 없다고 응답했다.

 

또한 환자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28%가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12%(92명)는 지속적인 치료를 받지 않아도 일상생활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19%(140명)는 염증성장질환의 치료와 일상생활의 관계에 대해 전혀 모르겠다고 답해 적절한 치료가 동반되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어려운 환자들의 현실과 고충이 잘 알려지지 않고 있음이 드러났다.

 

장연구학회 변정식 총무이사(서울아산병원)는 “염증성장질환은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성 염증성장질환으로 환자를 제외하고 누구나 잠재적인 환자가 될 수 있다. 꼭 환자가 아니더라도 가족이나 친지, 친구와 직장 동료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염증성장질환은 조기 진단과 정기적 관리를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하므로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질환에 대해 올바르게 인지해 치료환경을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염증성장질환자, 삶의 질 저하가 문제 

 

염증성장질환은 생리 현상과 관계된 질환의 특성상 환자들의 정서적 부담감이 크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 35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환자 16.7%가 정신사회학적 도움이 필요한 정도의 불안감을, 20.6%가 우울감을 호소했으며 특히 중증질환자는 경증질환자에 비해 업무생산성 및 활동력 상실을 더 많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염증성장질환자는 경제적 부담도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2010~2019년)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의 연간 요양급여비용총액은 5.4배, 보험자부담금은 5.5배 늘었다.

 

염증성장질환의 치료제인 생물학제제는 손상된 장 점막의 회복을 돕고 염증을 줄여 수술 가능성을 낮추는 데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어 수년간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2006~2015년 건강보험청구데이터를 기반한 염증성장질환 의료비용 연구결과에서도 생물학제제인 항TNF제제 사용이 전체 의료비용 대비 크론병은 68.8%, 궤양성 대장염은 48.8% 등 대부분을 차지하여 의료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환자 절반, 치료 위한 휴가 받는 것 ‘눈치’ 

 

염증성장질환 환자 44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환자의 70%가 질환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만 있다면 치료나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질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해 문의한 결과 응답자 40% 정도가 인간관계에서 일상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고 답했으며 8%는 가족 외에는 알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직장이나 학교에 투병 사실을 알리지 못해 치료를 하지 못한 환자도 12%에 달했으며 환자 절반이 치료를 위해 휴가를 쓰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한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회적 인식의 부족’이 가장 많았다.

 

김주성 회장은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이 질환을 학교나 회사에 알리는 순간 단순히 평소에 자기 관리를 하지 않아 질환에 걸린 사람으로 낙인 되어 오히려 업무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며 “환자들 스스로도 질환에 대한 사회적 질환 인지도를 변화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장연구학회, 염증성장질환의 날 캠페인 전개 

 

이에 대한장연구학회는 환자들이 보다 편히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올해 캠페인의 주제를 ‘텔미, 힐미(Tell me, Heal me)’로 정하고 활동할 예정이다.

 

캠페인에는 환자들이 질환에 대해 보다 편히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도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을 담았다.

 

장연구학회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보다 현명하게 영위할 수 있는 다양한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일반인들이 질환과 환자들의 상태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대한장연구학회는 염증성장질환을 포함한 장질환에 대해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 ‘장건강톡톡’(https://www.youtube.com/channel/UCC1W9-Zdys583pF2JjrVZFg)을 개설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염증성장질환에 대한 기본적인 안내부터 올바른 장 건강 정보, 염증성장질환 치료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장건강에 대한 정보 전달에 힘쓰고 있다. 이 외에도 매년 염증성장질환자를 위한 장날 캠페인 및 공개 강좌와 대장암 예방캠페인을 전개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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