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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위기의 요양병원, 돌파구는 없나?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20/01/06 [09:57]

[신년특집] 위기의 요양병원, 돌파구는 없나?

후생신보 | 입력 : 2020/01/06 [09:57]

상급병실 급여화, 회복기 재활 패싱 등 정부 각종 정책으로부터 늘 소외됐던 요양병원업계가 자정에 나섰다. 본인부담금 할인을 없애고 존엄케어 확산을 통해 요양병원의 이미지를 새롭게 바꾸어 나가겠다는 의지다. 이를 통해 잃었던 민심을 되찾고 정책에서도 외면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이런 가운데 본지는 요양병원들의 현안을 짚어보고 어떤 자정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정리했다. 또,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기능정립(손덕현 요양병원협회장)과 정부는 요양병원과 관련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는 특집을 마련, 게재한다. 

 

1. 자정 선언한 요양병원…“정부 제도 개선도 시급”    / 문영중 기자

2.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역할 혼재    / 손덕현 회장(대한요얍병원협회)

3. 요양병원 기능 재정립을 위한 정책 방향    / 오창현 과장(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자정 선언한 요양병원…“정부 제도 개선도 시급”

문영중 기자 / moon@whosaeng.com

 

“본인부담금을 할인하는 행위는 자해행위일 뿐 아니라 의료의 질을 저하시키는 주범이다. 앞으로 협회 차원에서 강력히 자정해 나가겠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손덕현 회장은 지난 11월 28일 부산, 울산, 제주 지역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한 정책설명회에서 본인부담금 할인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의료현장을 자정하기 위해 내년부터 협회에 본인부담금 할인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신고가 접수되면 보건복지부에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간병비에 대해서도 "제대로 받고, 제대로 서비스하자"고 정책설명회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본인부담금, 간병비 할인행위는 해당 요양병원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주변 요양병원까지 가격 할인경쟁을 촉발시켜 저질의료를 양산하는 만큼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는 게 손덕현 회장의 생각이다. 

 

요양병원 내부에서도 본인부담금 할인 등 환자유인행위를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지난 8월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환자 본인부담금 할인행위에 대한 협회의 대응방안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본인부담금 할인행위를 강력하게 조치해야 한다는 응답이 42곳(47%)으로 가장 많았고, 1단계 시정요청, 2단계 고발 등의 단계적 조치를 해야 한다는 대답도 16곳(18%)으로 뒤를 이었다. 일부의 불법 할인행위로 인해 전체 요양병원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주고,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인상을 주고 있어 썩은 부위를 도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요양병원 원장은 “요양병원의 질 향상과 이미지 개선을 위해 본인부담금 할인을 통한 환자 유치행위를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면서 “할인행위를 하면 환자가 몰리니까 이익을 보는 것 같지만 길게 보면 제살 깎아먹기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이처럼 요양병원계가 본인부담금 할인행위에 대해 자정 움직임을 보이는 이면에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저가 할인경쟁에서 탈피해 의료 질적 경쟁으로 나아가지 않을 경우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없다는 절박감이 그것이다. 

 

요양병원계는 사무장병원, 사회적입원, 불필요한 장기입원, 환자 신체구속 등으로 언론의 뭇매를 맞은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요양병원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인식 역시 곱지만은 않다. 

 

이런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부 자정이 절실하다.     

손덕현 회장은 요양병원의 이미지를 혁신하기 위해 내부 자정 외에 ‘존엄케어 저변 확대’라는 또 하나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존엄케어란 손덕현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이손요양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4무(냄새 무, 낙상발생 무, 욕창발생 무, 신체억제 무) 2탈(기저귀 탈피, 침대(와상) 탈피)과 같이 환자들의 인권과 존중을 중심에 둔 의료서비스를 의미한다. 

 

손 회장은 지난해 3월 요양병원협회 회장 취임식에서 존엄케어 실천선언 행사를 한 바 있는데, 앞으로 의료현장에서 널리 확산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노력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2020년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존엄케어 경진대회를 여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손 회장은 “국민의 마음에 다가가고,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자정과 함께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양병원들이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구책을 마련해 실천해야 하지만 정부가 요양병원 패싱정책에서 탈피해 지원할 것은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요양병원들은 왜 정부가 자신들을 차별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단편적인 사례가 상급병실 급여화다. 

내년 1월부터 정신의료기관의 2~3인실이 보험급여로 전환하면 병원급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들은 1인실을 제외하고 모든 병실에서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요양병원은 4~5인실조차 보험 급여화되지 않은 실정이다.  

 

회복기재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 불모지였던 회복기재활치료를 위해 전국적으로 400여개 요양병원들이  인프라를 구축하고, 환자들의 사회복귀를 위해 재활치료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 2018년 기준으로 물리치료사는 전체 3만 8015명 중 7814명(18.5%), 작업치료사는 전체 6807명 중 3211명(47%), 사회복지사는 전체 3800명 중 2120명(55.8%)이 요양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는 재활의료 전달체계를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2017년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에 이어 지난해 본사업에 참여할 의료기관을 공모하면서 요양병원을 배제시켰다. 

 

복지부는 올해 1월부터 월 15일 근무를 기준으로 3개월 이상 야간전담간호사를 유지하면 입원료를 가산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요양병원은 지원 대상이 아니다. 

요양병원은 급성기병원 못지않게 간호사들의 야간근무가 많음에도 야간전담간호사 관리료, 야간간호료, 취약지 간호사 인건비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가 요양병원을 일당정액수가로 묶어놓고, 수가정책까지 불이익을 주는 이중차별 행태를 보이자 너무한 게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요양병원들이 노인의료 질 향상에 투자를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시급하다.  

대학병원을 포함한 병원의 당직간호사 인력기준은 입원환자 200명 당 2명(100:1)이지만 요양병원은 160명 당 2명(80:1)으로 더 강한 규제를 받고 있다. 

야간 응급환자가 거의 없고, 급성기병원에는 없는 행정당직까지 의무화된 상황에서 대학병원보다 더 많은 당직간호사를 두다보니 간호업무가 집중되는 낮시간 간호서비스에 악영향을 미치고, 당직의료인 인건비가 급등하면서 비용 부담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2026년 초고령사회를 앞둔 대한민국에서 요양병원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것 역시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다.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요양병원협회가 주관한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기능정립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가 지난 11월 14일 국회에서 열렸다.

 

당시 손 회장은 요양병원 입원환자 중 의료적 필요도가 낮은 사람들을 요양시설로 보내고, 요양시설 입소자 가운데 중증환자,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장기요양 1~2등급 판정자들이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손 회장은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할 때 의학적 중증도가 반영되지 않아 병원에서 치료가 필요한 1, 2등급 판정자가 의사의 소견서나 의학적 판단 없이 요양시설에 입소하면서 질병을 악화시키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간 기능재정립 뿐만 아니라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골목상권을 침범하는 식으로 대형병원들이 요양병원에 진출하는 것도 문제다.  

동아대병원을 두고 있는 동아대학교가 지난 3월 330병상 규모의 요양병원을 개원한데 이어 올해에는 아주대병원이 대형 요양병원을 운영할 예정이다.     

대학병원들이 중증질환자 진료에 집중하지 않고 거대자본을 앞세워 아급성기환자, 만성기환자까지 독식하려는 태도도 문제지만 보건복지부가 의료시장 질서 파괴행위에 대해 불구경만 하면서 점점 더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노인의료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요양병원이 병원으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요양병원계와 정부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역할 혼재

 

▲ 손덕현 회장(대한요양병원협회)   © 후생신보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치료가 필요 없는 노환 17만명, 요양병원에 누워있고, 치료가 필요한 노인 4만명이 비용적인 부담으로 인해 요양병원으로 가지 못하고 요양원에 있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역할혼재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33%는 의료적 행위가 적어 요양시설로 가야할 환자이며, 요양시설 입소자 중 30%는 의료적 처치를 위해 요양병원으로 입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와있다. 

 

단순히 거동이 불편한 한 사람들은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고, 입원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 후 일상생활로 복귀하게 하는 중기, 아급성기의 의료 역활로 규정하려고 하고 있다.

1995년 요양병원의 종별이 의료법에 명시되면서 23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요양병원이 지금까지의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주차장과 정비소에 빗대어본다.

 

지금까지 요양병원의 수가나 제도는 주차장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다. 급속한 산업화에 차량이 급증하게 되고 각 가정에서 주차장을 갖출 수 없어 지역마다 공동주차장을 만들어 여기에 주차를 하게 되었다.

 

본래는 주차장보다는 정비소의 역할을 같이 하도록 했는데 급속한 차량의 증가로 주차장이 부족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주차장을 확충하거나 계속 신설했다. 무늬만 정비업일 뿐 정부는 정비부품과 수리비에 대해 보조나 지원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정비업보다는 주차장 기능이 확장됐다. 주차장마다 차량 유치를 위해 확장 및 상호 경쟁으로 가격할인도 발생했다. 

 

정부는 과도하게 늘어나는 주차장에 대한 규제가 필요했고, 과도하게 차량이 늘자 자택에 주차시설이 없으면 신규로 차를 구입할 수 없게 만들었다.

주차장은 규모를 줄이고 정비소의 역할을 하도록 했다. 정비에 필요한 정비부품과 수리비는 일부 재료비를 인상해 주기로 했다. 그런데 수입차량의 정비는 일반정비소에서 하지 못하게 하고 전문 정비소만 허가해 주기로 했다. 

 

요양병원의 현실에 적용해보면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요양병원이 감당해 왔던 역할을 이제 정리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주차장 기능을 해 왔다면 이제는 주차장보다는 정비소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것이 정부의 정책 방향이자 변화의 시대적인 흐름이다. 

 

지금까지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은 제도적 시스템의 미비가 문제였다. 제대로 된 기능을 하기위해서는 필요한 시스템을 갖추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커뮤니티케어는 이러한 미비된 시스템을 구축해나가는 과정이다. 

 

요양병원이 병원으로서, 그리고 주차장이 아닌 정비소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이것이 되지 않으면 결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서로의 역할과 기능이 다르면서 노인의료와 복지를 위해 보완적인 관계를 가져야 하는데 현재는 기능 미정립으로 인해 오히려 서비스에 제공이 분절된 상태로 운영이 되고 체계적인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요양병원은 1994년 의료법에 종별로 명시된 후 2000년 초부터 급성장했고, 그 당시 요양병원의 기능에 대해 의료와 요양의 기능을 같이하도록 설계가 되어, 만성기 장기입원과 시설의 기능을 겸하게 되었다. 

 

고령화로 인한 치매, 중풍 등 요양보호가 필요한 노인이 급증했고, 치료의 목적보다는 노인을 돌볼 수 있는 가족이 없어 의료기관에 장기입원하면서 의료비가 증가했으며, 저출산, 핵가족화 등으로 가족수발의 한계가 발생해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헙이 도입됐다. 

 

그후 요양병원과 시설의 기능에 대해 재정립이 되지 않아 서로의 기능과 구성, 그리고 욕구가 혼재되어 자원의 낭비와 만족도가 저하되는 문제를 가져오게 되었다. 

 

또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간의 상호의뢰나 환자이동이 원활치 않다는 것이다.

2012년 자료에 따르면 장기요양등급 판정자 중 57%는 요양시설만, 33.7%는 요양병원만 이용하고, 요양시설에서 요양병원으로 이동한 환자는 4.5%, 요양병원에서 요양시설로 이동한 환자는 4.8%밖에 되지 않았다. 

 

상호연계를 할 수 없는 제도적인 장벽이 있지 않는지 의심이 될 수밖에 없다. 학계와 정부에서는 여러 차례 기능의 정립을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 미흡한 상태이며 요양병원은 병원대로, 요양시설은 시설대로 불만족한 상태에 놓여 있다. 

 

요양병원의 의료적 기능 강화로 의료적 치료가 일부 필요한 경증환자는 장기입원이 불가능해지고 이들이 요양시설이나 가정으로 복귀할 수 없는 환자분류군이 있다. 커뮤니티케어의 인프라가 아직 없는 상항에서는 의료의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

 

하나의 방안으로 의사가 상주하는 돌봄 서비스 중심의 의료기관의 신설(병원-시설의 중간단계 기관)이다.

현재의 요양병원 중에서 일부 의료적 기능이 적은 환자분류군이 많은 병원이 의료인력과 필요인력만 갖추고 있으면 인력가산을 받는 것은 자원의 효율적인 운영에 있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의료적인 기능이 많은 기관에는 충분한 의료적 인력이 보강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의료적 인력을 낮출 수 있다. 

요양병원의 중증도가 낮은 입원군(경도, 선택입원군 등) 및 요양시설의 의학적 처치가 필요한 입소군 대상 장기입원이 가능한 별도 기관을 마련하고(의사인력은 최소화(1인), 간호사 인력은 강화(요양병원 1~2등급 수준)) 의사의 지도·감독 아래 간호처치와 돌봄서비스 위주로 제공하는 시설이 필요하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요양병상-개호병상-보건시설의 너무 세밀한 분화로 오히려 중복적인 서비스의 문제를 통합하기 위한 ‘개호의료원’을 설립·운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세분화가 되지 않아 요양병원이란 한 카테고리 안에 모두 포함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중간의료시설이 필요하다. 

 

요양병원이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제도적인 걸림돌은 요양병원의 수가제도와 요양병원-요양시설의 기능미정립이다. 이를 개선한다면 요양병원이 병원으로서, 그리고 지역사회로의 복귀를 위한 의료기관으로서의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기능적인 세분화와 병동별 운영의 활성화는 지역사회 중심의 의료에서 노인의료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지금까지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감당할 수 없는 노인의 의료와 복지를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이 담당해왔다. 

그러나 의료비 증가를 줄이기 위해 소위 사회적 입원환자를 지역사회로 돌리기 위해 커뮤니티케어플랜을 발표했다. 물론 이러한 제도는 선진국이나 복지의 궁극적인 목표는 맞다. 

 

하지만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재정, 제도가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이러한 인프라를 구성하기도 전에 준비 없이 요양병원의 입원환자에 대한 규제와 퇴출은 갈데없는 아픈 노인들에게 더 아픔을 주는 것일 수 있다. 

 

요양병원도 지금까지의 주차장 역할을 하고 있었던 기존 틀에서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변화할 것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외국에는 없는 한국의 요양병원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전국망을 갖추고 있다. 수많은 전문인력들이 종사한다. 이러한 요양병원이 커뮤니티케어에서 제대로 역할을 해준다면 선진국보다 더 나은 미래의 복지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요양병원도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 나가야 할지 계속 고민할 것이다. 정부도 정책에서 소외시키지 말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 좋은 정책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함께 생각하는 것이다. 

 

 

요양병원 기능 재정립을 위한 정책 방향

 

▲ 오창현 과장(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 후생신보

고령화 현상의 가속화로 노인 돌봄 수요는 증가 추세이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1955년생 ~ 1963년생)는 2020년부터 노인인구로 진입하고, 2030년에는 요양수요가 높은 75세 즉 후기 고령인구로 편입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의 상태 및 욕구에 따라 의료·요양·돌봄 체계는 구축되어 있으나, 기능이 혼재되어 있고 재원의 성격 등으로 분절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10여년 전부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역할 재조정을 통한 노인요양서비스 개선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대책이 가시화 되면서 의료와 돌봄의 역할정립으로 통합적 보건서비스 제공이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여러 세부추진 과제들을 현재 추진 중에 있다. 우선, 요양병원의 병원으로서의 기능 강화이다.

 

2018년12월27일과 2019년 4월3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 의결을 거쳐, 요양병원이 본래의 의료적 기능을 수행할 경우 충분히 보상하고 입원 필요성이 낮은 경증환자의 장기입원이나 본래 취지와는 달리 환자를 편법으로 유인하는 행위 등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수가체계를 개편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간, 의학적 입원 필요성과 돌봄 필요성에 따른 분류(문제행동군/인지장애군/신체기능저하군)가 혼재된 7개 분류를 의학적 입원 필요성에 따른 4개 단일기준으로 정비(의료최고도/고도/중도/경도)하고 적극적 환자 치료 독려를 위해 중중환자는 10~15% 수준으로 수가를 인상했다. 의학적 분류군에 속하지는 않지만 일정기간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은 ‘선택입원군’을 신설·통합하고 본인부담을 차등(50%까지 올리고, 식대는 전액 본인부담으로 조정)하도록 조정했다.

 

본인부담상한제 사전급여는 요양병원에 지급하던 것을 환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것으로 2020.1.1.부터 변경된다. 이를 통해 요양병원에서의 사회적 입원, 유인·알선 행위, 불필요한 장기 입원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건강보험 수가를 신설하여 서비스 질 향상을 지원하게 된다.

감염병 환자나 면역이 억제된 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유도를 위해 격리실 입원료가 신설되었고, 격리실 입원치료기간에 한하여 일반병원과 동일하게 행위별 수가도 적용된다.

 

인증을 득한 200병상 이상 요양병원으로서 입원환자에 대한 낙상, 욕창 관리를 비롯하여 신체보호대 규정 준수, 병문안객관리 등 환자안전 활동을 실시할 경우 입원환자안전관리료를 2019.11월 부터 지급한다. (1인당 1일 1,350원)

 

감염관리실을 설치하고 감염예방활동을 할 경우 청구할 수 있는 ‘감염예방관리료’는 내년에 수가기준 등을 검토하여 2021년부터 지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요양병원 환자의 지역사회 조기복귀를 위한 연계기능 강화도 지속 추진한다. 의사, 간호사 및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환자지원팀’이 환자들을 통합적으로 평가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환자에게 필요한 지역사회 의료·돌봄서비스를 연계해 줄 경우 관련 활동에 대하여 건강보험 수가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지역사회 연계료’라는 명목으로 2021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요양병원에 환자가 입원하는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구축예정인 “환자지원시스템”을 통해 입원 현황을 입력하면 환자별 노인장기요양서비스 및 각종 사회복지서비스 수급 현황이 확인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요양병원의 의료기관 평가인증 관련하여 2021년부터 제3주기가 시작된다. 의료서비스 질 향상과 환자안전 강화를 목표로 2기 인증기준과 비교하여 화재안전, 감염관리, 인권보호 분야를 강화하였고, 당직의료인 조사는 신뢰도 점검 방식으로 합리적으로 개선했다. 2021.1월 조사부터 적용한다.

 

또한, 의료기관 간판 등에 인증 마크 등을 적극 표시함으로써 인증 의료기관의 대외적 홍보 효과 증대를 위해 의료기관의 명칭표시 시 인증 획득 사실을 포함할 수 있게 의료법시행규칙을 개정했다. (2019.10.24.) 

 

요양병원의 기능 분화와 관련하여서는, 재활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한 재활의료기관 지정 제도를 본격 시작한다. 당초 재활치료를 중심으로 하는 요양병원에게도 지정기준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래서 인력/시설/진료량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회복기 재활의료기관으로 전환을 유도하고자 요양병원 상태에서 지정 신청할 수 있게 하고, 의사수 간호사수 기준은 2018년 실적 또는 2019.9~2020.8월까지 실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평가 기준을 완화한 바 있다. 제1기 지정을 위해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0.2월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요양병원은 지정 기준 충족시 6개월 이내에 종별 전환하도록 유예기간도 부여할 계획이다. 

 

다만, 이러한 여러 정책이 효과를 내려면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대한요양병원협회에서 전국 순회 정책설명회를 통해 변화하는 정부 정책을 직접 소개해 주시고, 환자유인 행위 근절을 위한 자정 활동을 펼치고 계신 점에 대하여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20년도는 요양병원에게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보건의료 정책을 통해 요양병원의 사회적 입원을 해소하고, 기능을 분화하는 한편,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계획과 연계하여 환자 중심, 지역사회 중심의 의료-요양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개선 대책을 지속 추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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