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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지원 '전무'…"정부의 무관심에 환자들 절망 속 죽어가"

국내 뇌전증 환자 36만 명 넘어…국내 수술 연간 300건에 불과

조우진 기자 | 기사입력 2019/08/12 [10:48]

뇌전증 지원 '전무'…"정부의 무관심에 환자들 절망 속 죽어가"

국내 뇌전증 환자 36만 명 넘어…국내 수술 연간 300건에 불과

조우진 기자 | 입력 : 2019/08/12 [10:48]


【후생신보】 의료 선진국으로 손꼽히는 우리나라의 명성과 달리 난치성 뇌전증 치료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 멈춘 채 제자리걸음 하고 있다.

 

뇌전증은 0세부터 100세까지 전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국민적 뇌질환임에도 불구 정부는 단 한 차례의 지원도 시행한 적 없어 환자들은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절망과 고통 속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대한뇌전증학회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연구소가 발표한 중간용역보고서는 충격 그 자체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치료 자료를 조사한 결과 현재 국내 뇌전증 환자의 수는 약 360,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들 중 약 100,000여 명은 약물로도 완전히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이라는 점이다.

 

약물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사망률이 10배 이상, 급사율은 27배 이상 높다.

 

심지어 잦은 경련 증상으로 일상생활조차 어려운 중증 환자들은 무려 37,225명으로 현재 수술 대상에 이름을 올린 환자는 22,335명에 이른다.

 

더욱이 매년 2만여 명의 뇌전증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으로 그 숫자가 날로 늘어만 가고 있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의 유일한 치료법은 뇌전증 수술이지만 국내에서 시행되는 뇌전증 수술은 1년에 300여 건이 채 되지 않는다.

 

대한뇌전증학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1,500~2,000건 이상의 수술이 최소 집행돼야만 현재 대기 환자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2,000여 건을 집행한다 해도 수술 대기자들이 모두 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수십년을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계속되는 악순환에 대한뇌전증학회가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학회는 뇌전증 환자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수술을 위해 뇌전증 수술에 필요한 3가지 수술 장비의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뇌자도(MEG, MAGNETOENCEPHALOGRAPHY)장비     ©조우진 기자

먼저 뇌자도(MEG, magnetoencephalography)라는 최첨단 진단 장비다. 뇌자도는 뇌전증이 발생하는 뇌부위를 진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검사장비로 손꼽힌다.

 

뇌자도는 뇌신경세포에서 발생하는 자기를 측정하는 장비로 기존 뇌파 검사에서 발생하는 왜곡이 전혀 없고 공간해상도가 10배 이상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그 효과가 뛰어나다 보니 뇌전증 환자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다. 전 세계에 총 179대가 설치, 운영 중으로 이 중 90대 이상이 미국과 일본에 집중돼있다.

 

심지어 같은 아시아 국가인 대만과 말레이시아에도 각각 4대와 1대를 운영 중이지만 국내에는 단 한 대도 없다.

 

이렇다 보니 안타깝게도 환자들은 500만 원에 이르는 검사비를 내며 일본 교토대병원에서 뇌자도 검사를 받고 있다.


다음은 삼차원뇌파(SEEG)수술 로봇시스템이다. 이 장비는 까다로운 뇌전증 수술에 필수 불가결의 무기다.

 

SEEG 로봇시스템은 수술 시간을 줄여주고 정확도를 배 이상 높여 뇌출혈이나 실수, 수술후 감염 등을 방지할 수 있다.

 

뛰어난 효과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70% 이상의 뇌전증 수술을 SEEG 수술로 시행되고 있다.

 

▲ SEEG로봇을 이용한 뇌전증수술     ©조우진 기자

장비가 개발된 15년 전부터 각광 받아 이제는 뇌전증 수술과 관련, 당연 시 되는 수술 장비이지만 충격적이게도 국내에는 단 한 대의 SEEG 로봇시스템이 없어 한 차례도 시행된 적이 없다.

 

마지막으로 제안된 장비는 레이저 열치료 수술장비다. 이 장비는 두개골을 열지 않고 작은 구멍을 뚫어 내시경적으로 뇌전증 병소를 제거하는 최신 뇌전증 수술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뇌의 깊은 곳에도 접근이 가능, 병변이 여러 개 있을 시에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유럽 곳곳에서 레이저 열치료를 통한 수술이 수차례 이뤄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시행되는 뇌전증 수술의 약 20~30% 정도가 레이저 열치료 수술로 진행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 역시 국내에는 단 한 대도 없어 뇌전증 환자들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

 

▲ 레이저 열치료 수술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다     © 조우진 기자

 

최근 치매 환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정부의 투자가 급격히 증가해 그 금액이 수 조원에 이르지만 뇌전증은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뇌전증 환자의 제대로 된 치료를 위해 수준 높은 장비를 바탕으로 한 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 국내에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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