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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63)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19/06/18 [09:25]

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63)

후생신보 | 입력 : 2019/06/18 [09:25]

심방세동의 치료 

 

전극도자절제술

전극도자절제술은 부정맥 특히 빈맥성 부정맥에서 부정맥이 발생하는 위치를 찾아 제거하는 방법이다. 심장 안에 여러 개의 특수전극을 넣고 부정맥이 생겼을 때, 혹은 빈맥을 만들어서라도 비정상 적인 전기가 가장 먼저 발생하는 곳이나 전기가 통과하는 critical area를 찾아낸다. 그리고 그곳에 다른 전극을 넣고 외부에서 에너지를 전달시켜 심장조직 일부를 파괴하는 방법이다. 아직까지 주된 에너지원은 RF(radiofrequency)이다. 이 에너지의 특징은 전극에서 조직에 접하는 부위에 RF가 지나며 열이 발생한다. 저항성 열발생(resistive heating)이다.

 

최근에는 냉 에너지(cold energy)가 다시 심방세동의 도자절제술에서 각광받고 있다. 빈맥이 발생하는 위치를 찾는다고 말은 쉽게 하지만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 수준의 난이도를 가 진 시술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장비가 좋아졌어도 역시 힘든 시술이다. 개발 초기에는 이 시술을 하려면 하루 종일 매달려야 했다. 필자는 초기에 이 시술을 견학하려 미국의 유수 병원을 방문해 지켜본 경험이 있다. 아침부터 시작한 발작성 심실상성빈맥(PSVT)의 시술이 점심 먹고 늦은 오후가 되어도 끝이 보이지 않아 먼저 나왔는데 나중에 들으니 결국 시술은 실패였다고 한다. 요즘은 그리 쉬운 시술이 되었는데 당시에는 왜 그리 어려웠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경험이 쌓이고 전극도자나 에너지원의 기술 발달이 시술의 난이도를 낮추었으리라 생각한다. 

 

전극도자절제술은 부정맥의 종류에 따라 시술 방법과 시술시간이 다르다. 이 시술의 대상이 된 가장 오래된 빈맥이 발작성 심실상성빈맥(PSVT)이다. 지금은 95% 이상의 시술 성공률을 보이며 재발률도 매우 낮다. 시술시간도 보통 두 시간 내로 잡는다. 그러나 심방세동에서 전극도자 절제술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발작성 심실상성빈맥에서 전극도자절제술이 뾰족한 전극 끝으로 한 점을 찍어 조직을 파괴한다면 심방세동에서는 그 점을 연결해 물샐 틈 없는 선을 만들어야 한다. 눈으로 보면서 해도 쉽지 않은 데 전극의 한끝을 손으로 잡고 다른 한끝을 움직여 많은 점을 찍고 또 그 점을 연결해 선을 만드는 일은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시술 성적은 발작성 심실상성빈맥에서처럼 아주 만족스럽지는 못 하다. 이 시술의 성공률이나 재발률에 대해서는 다음에 깊이 돌아보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방세동을 정상리듬으로 돌리는 치료 방법이 마땅치 않은 현실에서 새로 운 희망을 불러일으킨 것은 확실하다. 전기충격요법(DC cardioversion)이 효과는 꽤 있는 편이나 정상으로 되돌린 뒤 유지가 쉽지 않고, 재발 예방은 약물에 의존해야 한다. 약물요법으로 정상리듬 을 회복하는 것은 예측이 어렵고 재발률이 높아 힘들다. 뿐만 아니라 항부정맥약제가 갖는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기질적 심질환이 있는 사례에서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권할 만하지 않다. 그런 점에서 전극도자절제술이 심방세동 치료에 새로운 국면을 열어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심방세동에서 전극도자절제술은 어떻게 시행되나?

 

우심실에서 폐동맥을 통해 혈액을 폐로 보내고 여기에서 산소를 얻은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오면 좌심방으로 들어오는데, 이때 모두 네 개의 굵은 정맥혈관을 이용하며 이곳이 폐정맥이다. 그림에서 우측 상부가 좌심방에 해당하며 붉게 채색된 곳이 폐정맥이 좌심방으로 이어지는 접합부이다.


심방세동은 대개 폐정맥 개구부나 폐정맥과 좌심방의 접합부 1-2 cm 내에서 발생하는 빠르고 불규칙한 전기에 의해 생기므로, 이 부분을 태워 없애거나 없애지는 못해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봉쇄하는 것이 전극도자절제술의 목표이다. 

전극도자절제술은 허벅지 대퇴정맥을 통해 전극을 넣어 대퇴정맥-하공정맥-우심방-심 방중격천자-좌심방-폐정맥 연결부위에 위치시키고, 폐정맥이 좌심방으로 연결되는 부위를 전극도자를 이용해 열을 가해 전기가 새어나오지 못하게 선상 절제하는 것이 고식적이고 전통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이 방법이 기술적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방사선 조사량이 많아 풍선으로 폐정맥 입구를 막고 cold energy로 한꺼번에 폐정맥 좌심방 접합부를 파괴시키는 방법이 등장해 주목을 끄는데 장기적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런 시술을 폐정맥격리 또는 폐정맥분리(pulmonic vein isolation, PVI)라고 한다.

 

그림은 RF 에너지로 심방세동을 전극도자절제술 하는 그림이다. 그림에서 흰색으로 둥글게 표시된 것이 좌우로 두 개씩 있는데, 여기가 폐정맥 개구부다. 그 주위로 붉은색 점을 연결해 선을 만든다. 이 선이 좌측 폐정맥 두 개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보이는데, 우측도 마찬가지이다. 이 붉은 선이 전극도자가 폐정맥을 심방과 전기적으로 분리한 선이다. 


설명은 간단하지만 이 시술을 위해 의료진이 들이는 공은 무척 크다. 전극도자로 점점이 열을 가하고 이것을 연결시켜 한 점의 전기도 새어나오지 않게 선을 만드는 작업에는 시간과 정성이 보통 드는 것이 아니다. 심장 전문의 2-3명, 방사선기사, 간호사, 의료전문기사 등 열 명 정도가 매달려 네댓 시간을 들여야 하는 큰 작업이다.

환자는 시술 시 수면마취를 통해 잠이 들게 되므로 힘들 일은 없으나 전극도자절제술이 갖는 위험이 있고, 좌심방이 식도와 붙어 있어 식도에 손상을 입힐 가능성, 횡격막 신경에 손상을 주거나, 심방천공으로 심낭압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연재되는 내용은 노태호 교수의 최근 저서 ‘닥터노의 알기 쉬운 부정맥’에서 일부 발췌하여 게재합니다.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으며 인용할 때에는 저자와 출처를 명기하셔야 합니다.)
 
노태호 교수

(가톨릭의대 순환기내과)

 

대한심장학회 회장과 부정맥연구회 회장을 지냈고 대한심폐소생협회에서 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2018년 3월 심전도 판독의 길잡이 '닥터노와 함께 명쾌한 12유도 심전도 읽기'를 출간했다. 그 외의 저서로 ‘닥터노의 알기 쉬운 부정맥’, ‘노태호의 알기 쉬운 심전도’ 1, 2권, ‘영구심박동기 시술’이 있다.

  매년 2월 ‘알기 쉬운 심전도’란 심전도워크숍을 20년째 지속하고 있으며 ‘닥터노의 심장과 부정맥이야기’란 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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