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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62)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19/02/25 [09:11]

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62)

후생신보 | 입력 : 2019/02/25 [09:11]

심방세동(15)

 

심방세동 치료의 선택: 리듬조절 대 심박수조절

  

심방세동의 치료는 크게 둘로 나누어진다.

이른바 리듬조절(rhythm control)과 심박수조절(rate control)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심방세동의 clinical manifestation이 매우 다양하다. 발작성, 지속성, 영구형 등 양상에 따른 차이뿐 아니라 발생한 시점이 언제인지, underlying heart condition은 어떤지, 심지어 치료에 대해 환자가 갖는 태도도 중요하다. 심방세동 환자를 접하는 의사가 가장 어려워하는 분야이고 전문가에 따라 치료방침에 차이도 있어 환자를 방황하게 하는 요소가 된다.      

 

리듬조절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심방세동을 정상동조율로 회복시키고 이를 유지하는 치료이다. 동원되는 방법은 전기충격요법(DC cardioversion)이나 약물을 이용한 동조율 회복, 혹은 전극도자절제술을 이용한 동조율 회복 등이다. 물론 일단 동조율을 회복한다 하더라도 이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환자는 항부정맥약제의 도움을 받는다.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경구용 항응고제는 적응이 되는 경우 리듬 조절과 상관없이 사용한다.

 

심박수조절은 이미 발생해 지속되는 심방세동은 그대로 계속되며 다만 이로 인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심부전예방 및 증상완화의 목적으로 심박수를 조절하는 치료를 의미하며 당연히 뇌졸중 발생의 예방을 병행하게 하는 치료이다. 여기에서 심박수 조절은 베타차단제나 칼슘길항제, 혹은 항부정맥약제, 디지털리스 등도 사용될 수 있다. 뇌졸중 발생의 예방은 고위험군에서는 NOAC이나 와파린 같은 경구용 항응고제를 투여한다. 경구용 항응고제 투여가 곤란한 경우 아스피린을 투여한다.

 

이러한 두 가지 치료방침 중 어느 것이 더 좋을 것인가에 대해 첫 번째 나온 해답은 다기관 연구 AFFIRM이다. 의사들은 지혜를 모아 여러 방법을 동원해 어떡하든 정상 동조율을 이룩하고 유지한 환자의 예후가 당연히 좋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어디 세상일이 그렇게 만만하든가? 이 연구는 두 가지 치료 방법이 별로 차이가 없더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 주었고, 이 결과는 당연히 동조율을 이루고 유지하기 위해 엄청나고 복잡한 노력을 경주하던 부정맥 전문가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 그림 1. AFFIRM     © 후생신보


이 연구는 왜 이런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보였을까? 

학자들은 동조율을 유지하게 하기 위해 사용하였던 항부정맥 약제에 주목하고 있다. CAST에서 보여주었듯이 항부정맥약제는 “약”이 아니라 “독”으로도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즉 심박수조절에 비해 리듬조절에서는 “독”을 많이 사용했고 그 결과 리듬조절이 가질 수도 있었을 좋은 결과를 “독”이 다 깎아 먹어 두 치료의 결과에 차이가 없어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이다. 

 

어쨌건 그렇다면 어떤 심방세동 환자에서든 두 가지 치료방법 중 어떠한 치료 방법을 동원하든 전혀 차이가 없단 말인가? 최소한 현재까지는 그렇다. 그러나 “독”이 문제라면 “독”을 꼭 오래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일부의 환자에서는 어떨까, 혹은 “독”을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치료방법이 등장한다면 어떨까에 대하여는 관심이 크지만 현재까지 분명한 답이 없다.

 

이러한 여러 가지 논란 속에서도 전문가들은 두 가지 치료방침 중 하나를 선택하는 데에 있어 나름대로의 합의를 가지고 있다.

 

즉, 심방세동이 오래되었고(사실 어디까지가 ‘오래’이냐 에도 정답은 없다), 좌심방이 상당히 커있고(여기에도 마찬가지이며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밝힌 기준은 있지만 역시 이도 우리에게 적용된다고 자신할 수 없다), 판막질환 특히 승모판질환이 있거나 심부전이 심한 경우 등, 어렵게 동조율을 회복하여도 이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거나 유지하기 위해 약물사용이 필수적인 경우 심박수조절을 선택하는 경향이 크다. 

 

반면에 심방세동이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적지 않은 경우 환자가 그 기간을 정확히 아는 것도 어렵다), 좌심방이 그리 크지 않고, 동반 심질환도 없고 연령도 높지 않은 경우, 어려움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리듬조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최근에 발표되어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반영된 CASTLE AF연구에서는 심부전이 심한 환자에서 심방세동의 전극도자절제술이 생명을 연장시키고 입원을 줄인다는 결과를 보여 희망을 주고 있다. 

▲ 그림 2. CASTLE AF     © 후생신보


참 애매한 설명이지만 어떠한 치료방침의 선택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근거 자체가 명확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이 정도의 개괄적인 설명을 하는 것이 그나마 글쓴이의 최선이라는 것을 말미에 붙인다.

 

 

(연재되는 내용은 노태호 교수의 최근 저서 ‘닥터노의 알기 쉬운 부정맥’에서 일부 발췌하여 게재합니다.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으며 인용할 때에는 저자와 출처를 명기하셔야 합니다.)
 
노태호 교수

(가톨릭의대 순환기내과)

 

대한심장학회 회장과 부정맥연구회 회장을 지냈고 대한심폐소생협회에서 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2018년 3월 심전도 판독의 길잡이 '닥터노와 함께 명쾌한 12유도 심전도 읽기'를 출간했다. 그 외의 저서로 ‘닥터노의 알기 쉬운 부정맥’, ‘노태호의 알기 쉬운 심전도’ 1, 2권, ‘영구심박동기 시술’이 있다.

  매년 2월 ‘알기 쉬운 심전도’란 심전도워크숍을 20년째 지속하고 있으며 ‘닥터노의 심장과 부정맥이야기’란 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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