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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성진통제 복용·처방 점검 필요
서울대병원 문지연 교수팀, 서구보다 소비량은 적지만 오남용율을 비슷
이상철 기자 기사입력  2018/12/0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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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신보】 국내에서도 마약성진통제 소비가 증가하고 오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마약성 진통제에 대해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우리나라 1인당 마약성진통제 소비량은 연간 55mg이다. 이는 전 세계 43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OECD 평균 258mg과 미국 678mg에는 한참 못 미친다.

 

그러나 현재 국내 마약성진통제 소비량은 아시아 3위이며 특히 2005년에 비해 6배가량 증가했다.

 

무턱대고 과도한 규제는 사용량이 많지 않은 나라에서 오히려 환자의 통증 조절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논란이 있는 상황이지만 그간 국내에서는 정확한 통계와 연구가 없었다.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문지연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마약성진통제 오남용을 연구 조사한 결과, 소비량은 적지만 마약성진통제 사용관련 의존성은 21%로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이 높은 국가들의 오남용 발생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문 교수팀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6개 대학병원에서 마약성진통제를 통증 조절 목적으로 처방 받고 있는 만성 비암성 통증환자 258명을 대상으로 마약성 진통제 사용관련 의존성을 관찰했다.

 

특히 만성비암성 통증환자들을 대상으로 중독보다는 단계가 낮은 마약성진통제와 연관된 의존성(코핑)’을 통해 조사한 연구로는 세계 최초다.

 

마약성진통제 코핑(OrCC: Opioid-related Chemical Coping)은 중독보다는 약한 의존성을 보이는 상태로 주로 수면장애나 기분장애 등에 대처하기 위해 마약성 진통제를 오용하는 것을 말한다. 마약성 진통제 사용장애의 초기 현상 중 하나로 나타날 수 있으며 OrCC를 보인다고 중독이라 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중독 환자가 OrCC을 나타낸다.

 

문 교수팀은 전문가 자문 모임 후 처방외복용, 과량복용, 잦은 처방전 분실 등 마약성진통제 의존 가능성이 있는 평가항목 7개를 적용해 조사한 결과, 55(21%) 환자가 마약성진통제 연관 의존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마약성진통제를 만성적으로 처방받는 환자 5명 중 1명꼴로 오남용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는 마약성진통제 사용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서구에서 보고되는 오남용빈도 21~29%와 비교해도 낮지 않은 수치로 마약성진통제 연관 의존성은 절대적 소비량에 상관없이 유사한 빈도로 나타날 수 있음을 뜻한다.

 

조사결과, 젊은 환자, 기능성 통증, 두경부 통증, 알코올·약물 남용, 우울증이 있는 경우 마약성 진통제 연관 의존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마약성진통제 연관 의존성을 보이는 환자는 하루 평균 모르핀 사용량이 약 169mg으로 의존성을 보이지 않는 환자보다 약 30% 더 높았다. 진통제를 얻기 위해 응급실을 방문하는 빈도도 연 평균 36회로 2배가량 잦았다.

 

한편 의존성 여부와 관계없이 마약성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들은 불안감, 우울감, 심각한 불면증과 현저히 낮은 회복탄력성을 보였고 약 66.7%가 통증 때문에 자살을 생각해 봤다고 응답했다.

 

마약성진통제 연관 의존성은 1년 이내 약물 남용병력 19, 알코올 남용력 7, 기능성통증증후군 13, 일평균 모르핀 사용량 200mg 이상인 경우 3.5배 정도 더 높은 빈도로 발생했다.

 

마약성진통제와 연관된 의존성은 21%로 서구와 비슷한 오남용 빈도를 나타냈지만 문 교수는 연구해석에 주의할 것을 강조했다.

 

문 교수는 마약성진통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추가 처방을 위해 응급실을 방문할 때, 진통제에 대한 의존성으로 인한 사용장애보다는 실제 통증조절과 악화된 증상 치료를 위한 것인지를 먼저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에서도 마약성진통제 사용량이 점차적으로 더 증가할 것이 예상되는 만큼 마약성진통제 사용장애에 대한 평가와 이에 대한 대처에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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