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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58)

후생신보 admin@whosaeng.com | 기사입력 2018/11/27 [09:43]

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58)

후생신보 | 입력 : 2018/11/27 [09:43]

심방세동(11)

 

심방세동에서 뇌졸중의 예방 

 

NOAC(새로운 항응고제)의 등장

 

심방세동에서 뇌졸중의 예방에서 확고한 지위를 오래 누리던 와파린은 드디어 왕좌에서 내려올 때가 된 것 같다. 훌륭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음식이나 약물과의 상호작용으로 변덕스러운 항응고효과를 보이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매번 혈액검사를 해야 하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대체할 만한 약물이 등장하지 않았으나 이제는 달라지고 있다. 이른바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New Oral Anti-Coagulant, NOAC)가 화려하게 무대에 올라선 것이다. 현재 다비가트란(상품명 프라닥사), 리바록사반(상품명 자렐토), 아픽사반(상품명 엘리퀴스), 에독사반(상품명 릭시아나)란 세 가지 약물이 각기 릴라이, 로켓-AF, 아리스토틀, 인게이지-AF란 대규모 전향적 연구결과에 힘입어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되어 미국 FDA의 승인을 받고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연구결과에 의하면 NOAC은 약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와파린과 동등하거나 더 우수한 효과를 자랑하며 혈액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약용량을 매번 조정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의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인 출혈마저 줄인다고 하니 그야말로 고대하던 약물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약가가 비싼 것이 단점이며 주로 신장으로 배설되므로 신장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용량을 줄여 사용하거나 아주 심하게 신기능이 약한 경우에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또 한 가지 단점은 와파린의 경우에는 약물작용이 지나친 경우 비타민 K를 투여함으로써 이를 감소시키는 것이 가능한데, 새로운 약물의 경우에는 효과를 약하게 할 수 있는 길항제가 아직 부족하거나 고가란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2012년부터 유럽심장협회에서, 심방세동에서 항혈전치료의 1차 약제로 와파린이 아닌 NOAC을 권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미국심장협회와 아시아태평양 부정맥학회에서 1차 약제로 와파린이나 NOAC을 동등하게 권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NOAC이 특히 동양인에서 서양인보다 효과와 안전성이 높다는 보고는 희망을 더욱 크게 하고 있다. NOAC이 동양인에 특히 적합한 내용은 다음에 다시 설명할 것이다. 

 

새로운 항응고제(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대 와파린의 비교

 

최근의 한 메타분석에서 새로운 항응고제(NOAC) 세 가지를 연구한 대규모 임상시험인 릴라이, 로켓-AF, 아리스토틀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와파린과 비교하였다. NOAC은 연구대상군을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에 비출혈성 뇌졸중(즉 일반적인 중풍을 일컫는다)과 함께 전신색전증(즉 혈전으로 뇌 이외의 다른 장기에 혈관을 막는 색전증)을  예방하는 데에 와파린보다 더 효과적이지는 않았다. ‘더 효과적이지 않다’는 말을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와파린과 동등하게 우수하지만 ‘그보다 더 우수하지 않다’는 말이니 말이다. 그러나 이 결과를 잘게 나누어 보면 TTR이 65% 미만인 센터에서는 NOAC이 와파린보다 더 우수한 경향을 보였다. 좀 이해가 어렵다. 이는 다시 말하면 와파린 치료가 철저하지 못한 경우에는, 와파린보다 NOAC이 뇌졸중 예방에 더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독자가 알고 있듯이 와파린을 꼼꼼히 사용해 혈액을 적절히 묽게 유지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했다. 이런 경우에는 NOAC이 와파린보다 뇌졸중예방에 더 유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와파린이 덜 꼼꼼히 사용되는 우리나라에선 NOAC의 중요성이 더 클 것이라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와파린 사용이 덜 꼼꼼할까? 의사들과 환자들이 게을러서? 그렇지 않다. 아시아인은 와파린 복용 시 출혈의 위험이 서양인에 비해 훨씬 크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의사들은 목표 INR 2.0-3.0을 맞추기 위해 와파린의 용량을 과감하게 높이는 것을 꺼려한다. 일본은 고령에서는 목표 INR을 1.6-2.5로 약간 낮추기조차 했다. 

 

약물 안전성면에서, NOAC은  3가지 약물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모두 와파린에 비해 두개강 내 출혈의 위험을 유의하게 줄였다. 와파린 복용 시 아시아인이 뇌출혈의 위험이 서양인에 비해 훨씬 큰데 이런 면에서 NOAC의 강점이 돋보인다. 

 

획기적인 이 계통의 약물이 개발되어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NOAC이란 이름을 얻었다. 여기에 N은 New를 의미하는데 이 약물이 사용되기 시작하지도 시간이 흘러 이제는 New라는 이름이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New 대신 Direct를 넣어 DOAC(Direct Oral Anticoagulant)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연재되는 내용은 노태호 교수의 최근 저서 ‘닥터노의 알기 쉬운 부정맥’에서 일부 발췌하여 게재합니다.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으며 인용할 때에는 저자와 출처를 명기하셔야 합니다.)
 
노태호 교수

(가톨릭의대 순환기내과)

 

대한심장학회 회장과 부정맥연구회 회장을 지냈고 대한심폐소생협회에서 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2018년 3월 심전도 판독의 길잡이 '닥터노와 함께 명쾌한 12유도 심전도 읽기'를 출간했다. 그 외의 저서로 ‘닥터노의 알기 쉬운 부정맥’, ‘노태호의 알기 쉬운 심전도’ 1, 2권, ‘영구심박동기 시술’이 있다.

  매년 2월 ‘알기 쉬운 심전도’란 심전도워크숍을 20년째 지속하고 있으며 ‘닥터노의 심장과 부정맥이야기’란 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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