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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il TRIANGLE Symposium
2018년 6월16일~17일
후생신보 기사입력  2018/09/0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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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장 박효진 교수(연세의대), 좌장 이기명 교수(아주의대)     © 후생신보


DAY 1 - FD, IBS Overlap Syndrome

좌장 박효진 교수(연세의대)

1. 기능성 소화기 질환에서 중복증후군의 의미  / 김용성 교수(원광의대)

2. 중복 증후군의 치료  / 박효진 교수(연세의대)

3. Q&A

 

DAY 2 - 공격인자를 억제하는 방어인자 증강제

좌장 이기명 교수(아주의대)

1. H.pylori에 의한 소화성 궤양의 이해   / 이기명 교수(아주의대)

2. NSAIDs로 인한 하부 위장관 합병증   / 천재희 교수(연세의대)

3. Q&A

 



 

기능성 소화기 질환에서 중복증후군의 의미

▲ 연자 김용성 교수(원광의대)     © 후생신보

 

기능성 소화기 질환의 이해 

“시도 때도 없이 배가 아파요, 소화가 안되고 배꼽 주위가 불편합니다. 변비가 생겼다가 무른 변을 보기도 하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상이 더 심해집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위장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외래 진료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이런 환자에서 혈액 검사, X-선 검사,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서 원인을 설명할 만한 생화학적, 구조적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으면 ‘기능성 소화기 질환(FGID; functional GI disorder)으로 진단한다. 환자는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증상을 심하게 호소하지만 모든 검사 결과는 정상이라면 이 질환이 과연 실재하는 질환인지, 아니면 소위 말하는 신경성 질환인 것인지 의사들은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면 현대 의사들이 이런 환자들의 진단에 대해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대의학에는 정신과 육체를 분리하지 않고 환자 전체를 치료대상으로 보는 전체론(wholism)적 접근을 하였고 2세기 로마의 의학자인 갈레노스는 정신적 혹은 감정적 변화가 신체적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16세기 데카르트가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분리하여 생각해야 한다는 이원론 주장한 이후 신체의 구조적인 변화나 이상이 있어야 질환이 생긴다고 여기게 되었다. 

 

여기에 1800년 대 파스퇴르에 의한 세균의 발견과 함께 병의 원인으로 세균설이 등장하면서 의료계에서는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과 신체적 변화를 찾기 위한 노력을 현재까지 지속해왔다. 이런 배경에서 의사들은 특정한 원인이나 병리적 변화가 있는 증상에 대해서만 질환으로 진단하고 치료하였으며, 원인이 없이 환자가 증상만을 호소하는 경우는 아예 질환으로 여겨지지 않고 정신질환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다가 19세기에 정신적 변화만으로도 신체의 기능적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개념이 시작되었는데, 복부의 입은 총상이 막히지 않아 위루 (gastrocutaneous fistula)가 생긴 Alexis라는 사람을 미육군 군의관인 Beaumont이 치료하게 되면서 위의 생리적 변화를 관찰한 것이 최초의 보고이다. Beaumont은 Alexis가 공복감을 느끼거나 감정적인 변화가 있을 때 위산 분비나 위 운동의 변화가 유발되는 것을 관찰하고 정신적인 상태가 위장관의 생리적 기능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분노나 불안 등 정신적 감정이 위장 기능과 밀접한 상관 관계가 있음 보고되었고 1960년 대에는 위장관 생리 검사를 통해 이러한 가설을 증명할 수 있었다. 가장 유명한 실험은 1951년 Almy 박사의 실험이다. Almy 박사는 건강 피험자를 대상으로 직장경 검사를 시행하면서 ‘직장에 암이 발견되었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이때 피험자는 불안감을 느끼면서 동시에 직장 수축이 증가하였고, 거짓말이었음을 말해 준 후 증가되어 있던 직장 수축이 즉시 정상화됨을 직장경을 통해 관찰함으로써 불안과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인 변화가 대장 운동을 직접 변화시키는 것을 증명하였다.

 

1980년 대에는 ‘내장 과민성(visceral hypersensitivity)’의 개념이 확립되었다. 이것은 직장 내에 풍선을 삽입하고 팽창시켜 내장통을 유발하는 경우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들은 정상인이 느끼는 통증의 정도보다 훨씬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것을 말한다. 얼음물에 손을 넘고 참는 체성 통증(somatic pain)에 대한 실험에서는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들과 정상인들이 같은 정도의 통증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들은 내장통에 특이적인 과민성을 보이는 것이 확인되었고, 이러한 내장 과민성은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의 증상을 유발하는 중요한 기전으로 생각되고 있다. 

 

기능성 소화기 질환의 진단

이와 같이 진달할 수 있는 객관적 검사 방법이 없는 환자들을 어떻게 진단할 것인지 각각의 의사마다 의견이 달랐다. 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0년대 초반 로마에서 전문가들이 모여 비슷한 증상끼리 환자군을 분류하고 각각의 기능성 소화기 질환으로 진단할 수 있는 진단기준을 만들어 제시한 것이 ROME 기준이다. ROME 기준은 정신과의 DSM 진단기준의 형태를 도입하여 만든 것으로 각 질환에 특징적인 증상과 기간 등 특정 criteria에 적합하면 특정 FGID로 진단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질환으로 진단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증상에 따라 진단 기준을 만들고 질환을 분류하면 모든 의사들이 동일한 기준으로 환자들을 분류할 수 있고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또한 이 기준에 따라 모집된 환자군을 대상으로 병태생리 연구를 진행하여 적절한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1990년 대 초반 ROME l이 개발된 이후 꾸준히 개정되어 2016년 ROME IV까지 발표되었다. ROME IV에서는 소화기질환을 암이나 궤양 등 실제 병변이 있는 기질적 질환(organic GI disorder), 위장관의 해부학적 구조는 정상이지만 운동기능에 이상이 있는 운동질환(motility disorder), 그리고 객관적인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고 증상만 호소하는 FGID로 분류한다. 2006 ROME III에서 제시한 FGID의 정의는 ‘구조적 또는 생화학적 이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위장관 증상의 조합’이었다. 

 

그러나 이후 10년 동안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2016 ROME IV에서 제시한 FGID의 정의는 ‘위장관과 뇌의 상호 작용의 이상(disorder of gut-brain interaction)’으로 근본적으로 바뀌었고, 이런 FGID 환자들은 위장관 운동의 이상, 내장 과민증, 위장관 점막의 면역 반응 이상, 장내 세균총의 이상, CNS 내 신호 처리의 이상 등의 공통된 병리기전이 작용한다고 제시하였다. ROME 기준에서는 FGID의 증상이 기원할 것으로 추정되는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각각의 질환들을 나누었고 가장 흔한 질환은 과민성 장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과 기능성 소화불량증(functional dyspepsia)이다. <그림 1>

 

 

중복 증후군(overlap syndrome)이란 무엇인가? 

ROME기준에서 증상에 따라 FGID 질환을 분류를 했지만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각각의 FGID 질환에 따른 증상들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나타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상부 위장관 증상을 보면 상복부 통증, 오심/구토, 조기 포만감 등의 증상이 2가지 또는 3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여기에 더불어 하복부 증상까지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 FGID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를 ‘중복 증후군’이라 정의한다. FD 환자의 경우 상부 위장관 질환인 GERD와 하부 위장관 질환인 IBS가 중복되거나 소화기 질환 이외에 섬유근육통(fibromyalgia)이나 두통, 턱관절 장애와 같은 소화기 외 질환과 동반되기도 한다. 실제로 섬유근육통 환자의 30~70% 정도는 IBS를 동반하고 있으며 IBS 환자의 30%는 섬유근육통을 함께 가지고 있다. GERD, IBS, FD가 얼마나 중복되어 있는가에 대한 연구 들에서 이들 각 질환 들을 단독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보다 중복되어 있는 환자가 훨씬 많다고 보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FD와 IBS가 중복되어 있는 환자 비율이 가장 높고, 외국의 연구에 대한 메타 분석 결과에서도 역시 FD와 IBS의 중복이 가장 흔했다. 상복부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FD는 주요 증상에 따라 PDS (postprandial distress syndrome)와EPS (epigastric pain syndrome)로 나눌 수 있다. PDS는 식후 팽만감과 조기 포만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흔하다(74.4%). EPS는 상복부 통증과 작열감(burning)이 주로 나타나며, PDS와 EPS가 중복되는 환자 비율은 2.2%로 낮다. 서구인은 아시아인에 비해 PDS 단독 발병률이 낮고 PDS와 EPS의 중복이 상당히 많다. IBS도 변의 형태에 따라 변비형, 설사형, 혼합형 등 여러 아형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각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의 정도와 범위가 다양하고 변화되는 경우가 있어 IBS 아형을 명확하게 구분 짓기 어려울 때가 많다. 

 

중복 증후군의 발병 기전

중복 증후군의 정체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또한 FGID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자체가 음식물에 의한 영향,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 위장관 감염 등 매우 다양하다. IBS와 FD 환자의 발병 기전을 조사해 보면 서로 공통적인 부분이 상당히 많다. IBS 환자가 직장 풍선 팽창 시험에서 정상인에 비해 낮은 압력에서 큰 통증을 느끼듯이 FD 환자도 위 풍선 팽창 시험에서 똑 같은 양상을 보여 FGID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내장 과민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각 질환에 따라 그 위치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 <그림 2>

 

일반적으로 IBS 환자들의 위 배출능은 정상이지만 IBS에 FD가 중복된 환자들은 위 배출능이 감소가 동반된다. 즉 IBS/FD 중복 증후군 환자들은 상/하부 위장관 운동에 모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IBS는 변비형과 설사형으로 나뉘는데, 이 중 변비형 환자는 FD와 유사하게 조기 포만감이나 식욕 저하, 복부 팽만(bloating) 등의 상부 위장관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특히 PI(post-infectious)-IBS 또는 PI-FD가 이슈가 되고 있다. Salmonella 감염 후 감염은 완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IBS나 FD 증상이 수 개월에서 1년 가까이 지속되는 것이다. FD의 발병 기전에서도 H.pylori 감염이 주목 받고 있어서 위장관 감염이 여러 FGID의 발병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음식물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서 어떤 음식물을 섭취하느냐, 얼마나 많은 양의 음식물을 섭취하느냐 등이 영향을 미친다. 카페인이나 알코올은 위장관을 자극하여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기름진 음식물은 복부 팽만이나 조기 포만감을 일으킬 수 있다. IBS와 FD 증상과 연관된 음식물을 조사해보면, 초콜릿이나 우유, 커피, 양파 등 공통적인 것들이 상당히 많다. 따라서 이러한 음식물을 피하는 것이 증상 조절에 도움이 되겠다. 

 

2000년 대 들어서는 FGID가 발병하는데 있어서 단순히 위장관의 문제 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의 통증 처리과정의 이상이 있다는 보고가 많다. IBS 환자는 정상인과 비교할 때 통증 전달 체계의 이상이 있음이 보고되었고 FD 환자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관찰되었다. 따라서 중추신경계 내에서 통증 전달 체계의 이상이 FD와 IBS의 공통적인 발병 기전이 아닐까 생각된다. 또한 중복 증후군 환자들의 상당수가 신체화 장애, 우울, 불안 등의 정신과적 문제를 동반하고 있으며, 이런 정신과적 동반 증상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자가 전북 지역 소방관 1,140명을 대상으로 FGID 빈도를 조사를 한 결과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인 FD, IBS 모두 여성 소방관에서 발생율이 높았고, 중복 증후군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3배나 높았다(Gender summit, 2015). 이 연구는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된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단일 FGID보다는 중복 증후군 유병률이 더 높다는 것을 시시한다. 

 

중복 증후군의 임상적 의미

중복 증후군 환자들은 중복이 없는 환자에 비해 증상 발현이 더 잦고 더 심하다. 또한 건강 관련 삶의 질이 낮고 신체화 점수는 더 높으며, 불안, 우울, 수면 장애 등의 정신과적 증상이 더 자주 동반된다. 지난 해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관련 연구에서도 IBS/FD 중복 증후군 환자의 이와 같은 낮은 삶의 질이 잘 입증된 바 있으며, 그 만큼 중복 증후군 환자의 치료는 더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중복 증후군 환자들의 수면의 질을 연구한 바에 따르면, 많은 질환이 중복된 환자일수록 수면의 질이 유의하게 낮았다. 실제 임상에서도 중복 증후군 환자 중 상당수가 수면 장애를 동반하고 있고, 심지어는 수면 장애로 인한 스트레스가 FGID 발생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될 만큼 수면장애가 심한 환자들도 볼 수 있다. 

 

아울러, FGID 환자들은 여러 정신과적 동반 증상 중 우울감이 크므로 진료 시에는 항상 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증이 의심되는 환자들은 정신과 협진을 의뢰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소화기내과적 치료와 정신과적 치료를 같이 시행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증상개선율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이다. 이와 같은 중복증후군은 증상이 복잡하고 심해서 치료가 잘 되지 않아 환자들의 삶의 질은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중복 증후군의 치료

아직까지 중복 증후군의 치료에 대한 분명한 가이드라인이나 합의는 없다. 대부분 경험적이고 증상을 중심으로 한 치료를 시행하게 되며, 다양한 증상 중 가장 심한 증상을 기준으로 한다. 위장관 운동 촉진제(prokinetics), 진통제(visceral analgesics), 정신과적 약물 등이 FD와 IBS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으며, 단독 또는 병용 요법으로 투여한다. 또한 다른 FGID 증상이나 정신과적으로 동반된 증상에 대한 면밀한 병력 청취가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FGID는 여러 가지 증상이 발생하는 기전의 최종단계에서는 위장관 운동기능의 이상과 내장 과민증으로 인한 감각의 이상이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위장관 운동을 조절하거나 내장 과민증을 조절하는 여러 가지 치료적 접근을 시도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장내 세균총의 개선도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널리 쓰이는 약물은 역시 위장관 운동 조절제이다. 위장관 운동 조절제는 그 기전에 따라 serotonin, opioid, D2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과 calcium channel에 작용하는 약물이 많이 쓰이고 있다. 5-HT4 agonist인 mosapride는 위 배출을 촉진하고 대장 수축을 촉진한다. D2 antagonist는 domperidone이 대표적이며 Ach을 증가시켜 위장관 운동을 촉진시킨다. 5-HT3 antagonist는 위장관에서 중추신경계로 noxious signal이 전달되는 것을 억제하므로 화학 요법제에 의한 구토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고, 동시에 위장관운동을 감소시키므로 설사형 IBS에 사용된다. Buspirone은 5-HT1A agonist로써 위 적응(gastric accommodation)을 개선시킨다. 

 

Calcium channel을 차단하는 약물로는 alverine이 있으며, 내장 평활근 수축을 완화시켜 증상을 호전시킨다. Trimebutine은 enkephalin agonist로써, μ, κ, δ 수용체에 작용한다. 위 배출을 증가시키고 소장의 MMC(Migrating Motor Complex) lll를 증가시키며 내장 통증은 감소시킨다. 또한 증가 또는 저하되어 있는 대장 수축을 정상화 시켜준다. 다양한 기전의 약물이 있으므로 환자가 가장 힘들어 하는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약물 요법을 선택하면 되겠다. 

 

■ 결론 및 요약

FGID는 증상을 기준으로 분류하고 진단하며, 여러 증상이 중복되어 나타나는 중복 증후군도 흔하다. 우리나라는 FD와 IBS가 중복되어 나타나는 중복 증후군이 가장 많으며 두 질환은 공통된 병리 기전을 가지고 있다. 중복 증후군 환자들은 증상이 심하고 삶의 질도 감소하며, 불안이나 수면 장애, 우울 등의 정신과 증상도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치료가 쉽지 않다. 따라서 주된 병리 기전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

 

 

중복 증후군의 치료

▲ 연자 박효진 교수(연세의대)     © 후생신보

 

행복하고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삼쾌(三快)가 필요하다. 쾌식, 쾌변, 쾌면이 그 3가지인데, 중복 증후군은 쾌식과 쾌변을 방해하는 질환이다. 다양한 중복 증후군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형태인 FD와 IBS의 중복 증후군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중복 증후군의 발병 기전과 원인

 

1) 위장관 운동 이상

위/대장 내시경 검사에서는 전혀 이상이 없는데, 왜 불편한 증상이 계속 생기는지 환자들이 종종 묻곤 한다. 중복 증후군의 발병 기전 및 원인은 장관 운동 이상, 세균 과증식 또는 변화, H,pylori 감염, 내장 과민증, 정신적 요인, 감염 후유증, 유전적 요인 등이 알려져 있다. 

 

변비환자에서 위배출시간은 유의하게 증가되었다(문윤재 등, 1997). 즉, 변이 배출되지 않으면 위 배출도 지연되며, 하부 소화기의 이상이 상부 소화기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침을 의미한다. 어떤 증상이 FD/IBS 중복 증후군과 연관되어 있는지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식후 팽만감(postprandial fullness)의 상관 관계가 가장 높았다(Wang A et al, 2008).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음식물이 내려가기 위해서는 위 근위부에서 누르는 힘과 원위부에서 음식물을 잘게 소화시키는 운동이 다 필요하다. 배출된 후 위에 남은 음식물은 MMC lll에 의해서 십이지장으로 마저 배출된다. MMC lll는 위에 남아 있는 음식물을 십이지장으로 배출시키기 위해 강력하게 수축하며, 소화되지 않은 물질이나 찌꺼기 등을 장으로 이동시키는 청소부 역할을 해준다. 

 

그런데, 소장에 세균이 과다 증식하면 MMC lll의 빈도가 감소한다. 따라서 소장의 이상이 위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SIBO 환자에게 적절한 제균 요법으로 세균을 감소시키면 MMC lll가 회복됨이 보고된 바 있다(Pimentel M et al, 2002). 

 

2) H.pylori 감염

IBS환자에서 소화불량증 동반은 H.pylori 감염, 여성,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다(The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2000). 

 

3) 감각 이상

중복 증후군 환자는 감각의 역치가 낮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하수체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CRH은 위에 있는 CRF2 수용체에 작용하여 위 운동을 저하시키고 장에서는 CRF1에 작용하여 장 운동은 항진시킨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FD와 IBS가 유발될 수 있다. 또한 중복 증후군 환자들은 신체화 점수, 우울감, 불안이 높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으며, 위장관 감염 후에도 중복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중복 증후군의 임상적 의미

중복 증후군 환자는 증상이 심하고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과연 어떤 치료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 먼저 환자 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식후 팽만감, 묽은 변, 방귀를 호소하는 48세 남성 환자이다. 이 환자는 H.pylori 양성이었고 호기 검사(breath test)에서 다량의 hydrogen이 확인되었다. 이 환자는 FD/IBS 중복 증후군으로 진단하였다. 

 

이 환자의 경우 H.pylori 제균 요법을 먼저 해야 할까 아니면 대장 내의 유해 세균 제거가 우선일까? 저는 rifaximine을 먼저 투여하였는데, IBS 증상은 호전되었으나 FD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이후 H.pylori 제균 요법을 시행하였고, FD 증상도 많이 개선되었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각각의 증상을 조절하는 여러 개의 약물을 투여하기 보다는 한가지 약물로 여러 가지 증상을 모두 조절할 수 있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1988년 제가 발표했던 연구는 trimebutine이 IBS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였다. Trimebutine은 상부 위장관에서는 위장관 운동을 촉진하고 하부 위장관에서는 경련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trimebutine은 중복 증후군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다양한 중복 증후군의 기전 중 trimebutine은 장관 운동 이상, 감각이상, 감염 후 중복 증후군의 치료에 도움된다. 

즉, 한가지 약물로 비교적 다양한 원인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전이 다른 위장관 운동 촉진제를 2가지 투여하기 보다는 trimebutine 하나를 투여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FD/IBS 중복 증후군 환자, 특히 FD와 IBS-D가 중복된 환자에서 trimebutine이 효과적이다. <그림 1>

 

2007년 중국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trimebutine은 FD와 IBS-D 중복 증후군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었고, 내장의 통증 역치를 증가시켜 내장 과민증을 완화시키는 효과도 보고되었다(J Pharm Pharmacol, 1998). 

 

정확한 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으나 trimebutine은 정균 작용(bacteriostatic activity)이 있다고 한다(HIPPOKRATIA, 2012). H.pylori 양성인 FD/IBS 중복 증후군 환자에게 rifaximine을 중심으로 한 제균 요법을 시행하면 제균율이 70% 정도이므로 제균 요법으로 권고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실제로 trimebutine의 항균 작용이 있다면 rifaximine과 함께 투여할 때 제균율을 좀 더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trimebutine과 mosapride의 복합제 개발을 위한 임상 연구도 진행된 바 있다(Int J Pharmaceutics, 2010). 

 

한편, 스트레스 호르몬인 CRF를 인위적으로 투여하면 중복 증후군 모델을 만들 수 있을까 실험해 보았다. 이 연구 결과가 지난 해 Yonsei Med J에 발표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CRF 투여 시 상부 위장관 배출 시간이 유의하게 연장되었다. 그러나 CRF를 차단하는 astressin을 함께 투여하면 이를 크게 완화시킬 수 있었다. 또한 CRF 투여 시 배변 횟수와 변의 무게가 증가하였으나 astressin을 함께 투여하면 이 또한 완화되었다. 

 

그러면, 이와 같이 중복 증후군을 유발시킨 동물 모델에게 trimebutine을 투여하면 효과가 있을까?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가 올해 J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에 발표되었다. 

이 연구에서도 CRF 투여 시 위 배출이 지연되었으나, trimebutine을 투여하자 위 배출이 용량 의존적으로 유의하게 회복됨을 보여주었다. <그림 2>

 

하부 위장관에서도 CRF에 의해 증가된 대장 통과 시간 증가가 trimebutine에 의해 유의하게 감소한다. 따라서 trimebutine은 스트레스에 의해 유발된 중복 증후군 모델에서 효과적이라 하겠다. 

이를 바탕으로 FD/IBS 중복 증후군 환자에서도 trimebutine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결론 및 요약

우리나라는 FD/IBS 중복 증후군이 가장 흔하며, 중복 증후군 환자는 증상이 심하고 삶의 질이 저하되므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중복 증후군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므로 발병 기전과 원인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Trimebutine은 상하부 위장관에서 모두 작용하므로 FD/IBS 중복 증후군 치료에 효과적인 약물이다. ▣

 

<Q&A>

Q : 스트레스로 인한 위장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는 주로 어떤 약물을 처방하시는지?

 

박효진 :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 신경정신과 약물 투여를 고려한다. 항불안제와 항우울제가 대표적인데, 스트레스가 많은 환자에게는 항불안제가 효과적이다. Benzodiazepine계 약물 중 clotiazepam은 동물 실험에서 항궤양 효과가 입증되었다. 복통이 있고 내시경 검사에서 미란(erosion)이 있거나 소화성 궤양이 있는 환자에게 항궤양제와 함께 투여하면 도움이 된다. Etizolam은 근육 이완 효과가 우수하며, 소화기 증상과 함께 섬유근육통으로 인해 온 몸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환자에서 치료 반응이 뛰어나다. 항우울제는 tianeptine이 효과적이며, amitriptyline 등의 TCA, trazodone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SSRI도 투여 가능하다. Tianeptine은 진경 작용을 가지고 있으므로 우울감을 동반한 IBS-D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Trazodone은 수면 유도 효과가 있다. Trazodone이나 amitriptyline은 항우울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상용량의 2배 정도의 고용량을 투여해야 하고 효과 발현까지 약 2주가 소요되는데, 이 기간 동안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환자가 많다. 반면, 상용량의 절반 정도를 투여하면 통증 조절 효과가 있으므로, 가슴쓰림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Q : FD와 복부 통증이 중복된 환자의 CT 촬영 결과 지방층염(panniculitis)이 확인되었다. 증상 발현이 잦은 환자인데, 어떻게 치료하는 것이 좋은가?

 

박효진 : 어려운 질문이다. 이런 경우 CRP나 ESR이 증가되지 않은 상태라면 일반적으로 NSAID로 치료가 잘 된다. 그러나 염증이 동반된 상태라면 항생제를 투여해야 하며 steroid 투여도 고려한다. 

 

Q : 자주 체한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은 어떻게 치료하는가?

 

김용성 :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의사가 판단하는 질환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언제부터 그런 증상이 나타났는지 기간이 길지 않은지, 환자 연령, 최근 검사유무 등을 고려하여 내시경 검사를 해본다. 또한 환자가 체한다고 느끼는 증상이 FD 증상 중 식후의 더부룩함이나 통증인지,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는 것인지 보다 구체적으로 체크해 보고 그에 따른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이 경우 위장관 운동 촉진제를 식전에 투여할 것인지 식후에 투여할 것인지 고민하게 되는데, 원칙상 위장관운동 촉진제는 식전에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환자의 순응도가 문제가 되므로 환자가 주로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 처방을 한다. 만약 조기포만감이 주된 문제라면 식전에 투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Q : 중복 증후군 치료 시 항경련제와 위장관 운동 촉진제를 함께 투여해도 되는가?  

 

박효진 : 언뜻 생각하면 이 둘을 함께 투여하면 안 될 것처럼 보인다. Mosapride는 5-HT4 agonist인데, 이 약은 1정 5mg 투여 시 위 운동을 촉진한다. 그러나 대장에 있는 5-HT4 수용체에 작용하기 위해서는 45mg을 투여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이 정도 용량은 허가 되어 있지 않으므로 투여할 수 없다. 따라서 장에 작용하는 항경련제와 함께 투여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김용성 : 저도 경우에 따라 상복부 더부룩함과 설사가 있는 환자에게 두 약물을 함께 처방하는 경우가 있다.  

 

Q : 설사와 변비가 교차로 반복되는 IBS는 어떻게 치료하는 것이 좋은가?

 

김용성 : 위장관 운동의 항진과 저하를 모두 조절하는 Trimebutine을 무난하게 투여할 수 있고, 장내 수분을 흡착하여 적당한 변 상태를 만들어 주는 fiber 제제도 투여한다. 일정 기간 이상 증상이 반복되면 증상이 바뀔 때마다 약물을 바꿔가면서 치료한다. 

 

박효진 : 이런 환자에게는 trimebutine이 효과적이다. 저는 유산균을 함께 투여한다. 또한 대부분 불안이 항진되어 있으므로 항불안제를 병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Q : 정신과적 증상을 동반한 FGID 환자들의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김용성 : 예측하기는 어렵다. 일부 환자들은 치료 반응이 전혀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저는 개인적으로 FGID 증상은 제가 치료하고 동반된 정신과적 증상은 해당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도록 환자들에게 권하고 있다. 그리고 정신과로 의뢰하는 경우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순응도에 도움이 된다.

 

Q : 항경련제나 위장관 운동 촉진제 등 증상에 따른 여러 가지 약물을 투여하다 보면 환자가 복용하는 약물이 많아지면서 그에 따른 부담감을 느끼는 환자가 많다. 꾸준한 치료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치료를 하면 증상이 호전될 것이라는 것을 환자에게 제시해 주어야 하는데 사실 쉽지 않은 부분이다. 교수님들은 환자들을 어떻게 이끌고 나가시는지 궁금하다.

 

박효진 : 대부분의 경우 4주 정도 약물 요법 후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4주 이내에 효과가 있다면 그 이후에는 증상이 있을 때에만 약물을 복용하도록 전환한다. 그러나 치료 반응이 충분치 않을 때에는 항불안제나 항우울제 등 신경정신과 약물 병용을 고려한다. 이후에도 증상 개선이 없다면 정신과 협진을 의뢰한다. 

 

■ 김용성 : FGID의 치료는 결국 증상 중심이다. 증상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환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 관계를 구축한 후 일정기간의 치료반응이 얻게 되면 약물치료의 지속여부를 환자와 함께 상의하면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Q : 식사만 하면 꼭 화장실을 가야 해서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어떤 약물이 적합한가?

 

박효진 : 그런 환자들에게는 항경련제와 tianeptine을 주로 병용 투여한다.  

 

Q : 제 환자 중에 20살 무렵부터 FGID 치료를 위해 정신과 약물을 투여 중인 환자가 있는데, 정신과 약물만 빼면 증상이 재발되어 3년 째 약물을 끊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이가 아주 젊은 환자들은 자칫 정신과 약물을 지나치게 오래 복용할 우려가 있는 것 같다.

 

박효진 : 젊은 환자보다는 고령 환자가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장기간 정신과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환자라면 내과에서 계속 진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benzodiazepine계 약물은 금단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일정 기간 투여하고 증상이 호전되면 단계적으로 감량해야 한다. 

 

Q : 고령 여성 환자들은 변비가 없다고 하는데, X-선 촬영을 해보면 변이 꽉 차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환자들에게는 trimebutine과 MgOx를 함께 처방하는 것은 어떤가?

 

박효진 : FD와 변비가 동반된 경우 trimebutine는 항경련 작용이 있으므로 위장관 운동 촉진 작용이 있는 prucalopride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환자의 신기능이 정상이라면 MgOH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김용성 : 가끔 하부위장관 운동저하가 상부위장관 운동을 저하시키는 entero-enteric 혹은 entero-gastric inhibitory reflex가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FD 증상만 호소하더라도 변비가 동반되었 확인하는게 좋고, 변비가 있는 경우 같이 치료함으로써 FD 증상도 호전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Prucalopride는 위장관 수축을 강하게 촉진하므로 간혹 오심/구토를 유발하기도 하므로 변비의 1차 치료로 투여하기 보다는 통상적인 변비 치료를 해보고 잘 치료되지 않을 때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H.pylori에 의한 소화성 궤양의 이해

▲ 연자 이기명 교수(아주의대)     © 후생신보

 

소화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격 인자와 방어 인자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 의해 이 균형이 깨지면 소화성 궤양(PUD; peptic ulcer disease)이 발생한다. 

공격인자는 내인성(endogenous) 요인과 외인성(exogenous)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내인성 요인으로는 위산과 pepsin, 담즙, 췌장 효소 등이며 외인성 요인으로는 다양한 약물, 알코올, H.pylori가 대표적이다. 

 

H.pylori의 특징과 소화기 질환 발병 기전

H.pylori는 1982년 호주 의사 Marshall과 Warren에 의해 발견되었다. 초기에는 Campylobacter pylori로 명명되었으나 추후 Helicobacter pylori로 불리게 되었다. 그 이유는 이 균이 배지 상에서는 나선형이지만 체내에서는 간균 형태로 생존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균은 편모(flagella)를 가지고 있어서 이동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 편모를 이용하여 위산에 노출되지 않는 점액층 내로 이동하므로 강산이 존재하는 위 내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 초기에는 위의 antrum에 주로 서식하다가 점차 근위부로 이동한다. 

 

어린 시절 H.pylori에 감염되면 급성 염증 반응을 일으킨 후 만성화되는데, antrum에 주로 염증을 일으키거나 위축(atrophy)을 동반하지 않는 경도의 염증 또는 심한 위축을 동반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경우 모두 대부분 증상이 없다. 그러나 antrum에 심한 염증이 있는 경우 십이지장 궤양으로 진행될 수 있고 위 체부 쪽에 위축이 심한 경우에는 위 궤양, 장 화생(intestinal metaplasia), 이형성(dysplasia)을 유발하여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와 같은 H.pylori에 의한 다양한 임상적 변화들은 이 균에 의한 직접적인 위 상피 세포의 손상으로부터 시작된다. 

우선 H.pylori는 점액층으로 이동한 후 점액층 아래에 있는 상피세포에 부착해야 한다. 이 상태에서 여러 가지 물질을 분비하여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H.pylori는 조직을 뚫고 혈류로 침투하지는 않는다. H.pylori에 의한 위장관 손상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설명할 수 있다. H.pylori가 분비하는 ureas와 같은 독성 물질에 의한 손상이 있고, H.pylori가 마치 주사기처럼 위 상피세포를 뚫고 H.pylori의 전사 인자를 주입시켜 염증을 유발한다(Type IV secretion system). 

 

위 궤양 환자의 경우 H.pylori를 제거하면 궤양 치유 효과가 유지되지만 박멸하지 않은 경우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재발한다. 십이지장 궤양은 H.pylori를 제거하지 않을 경우 1년 이내 재발률이 80%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지만 H.pylori를 제거하면 재발율을 10% 내외로 크게 낮출 수 있다. 

 

따라서 H.pylori가 발견된 후로 소화성 궤양 치료 전략은 대거 수정되었다. H.pylori를 제거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모든 이들이 동의하겠지만, 각 나라별로 적응증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위 궤양, 위 MALT 림프종, 조기 위암을 내시경적으로 절제한 경우가 그에 해당한다. 참고로, 일본은 H.pylori에 의한 위염도 적응증에 해당하며, 위암이 적은 미국은 소화불량 환자에게도 H.pylori 제균 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유럽의 적응증은 매우 광범위하다. 기능성 소화불량, aspirin이나 NSAIDs를 복용해야 하는 환자, 철 결핍성 빈혈 환자, 위암 환자의 직계 가족 또는 위암 발병 위험이 높은 환경에 노출된 경우, PPI 장기 투여가 필요한 환자 등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H.pylori 제균 적응증이 점차 확대될 것이며, 최근 H.pylori 제균 요법이 인정 비급여로 변경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H.pylori 제균 요법

H.pylori 제균을 위한 기본적인 3제 요법인 clarithromycin, amoxicillin, PPI를 7~14일간 투여하는 요법이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clarithromycin에 대한 내성 유무이다. 내성이 없다면 표준 3제 요법을 진행하지만 내성이 있다면 bismuth를 포함한 4제 요법을 선택해야 한다. <그림 1>

 

우리나라의 clarithromycin 내성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1차 3제 요법에 따른 제균율은 2003년 이후 점차 감소하여 2012년 78.8%로 보고되었다(Korean J Intern Med, 2015). 2016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73%로 보고되었으며, 지역에 따른 차이도 있었는데 충청 지역의 제균율이 가장 낮았다(J Korea Med Sci, 2016). 

 

또한 30~40대 비교적 젊은 환자들의 제균율은 높지만 70대 이상 고령 환자일수록 제균율은 감소한다. 이전에 H.pylori 제균을 했던 환자의 제균율은 55~60% 정도로 낮으며, 제균에 실패했던 환자일수록 제균율은 더욱 낮다. 

아울러, 제균 요법의 약물 순응도가 높을수록 제균율도 높다. 이와 같이 다양한 요인에 의해 H.pylori 제균율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H.pylori 제균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항생제 내성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이에 대한 메타 분석 자료를 보면 metronidazole에 대한 내성률은 45%나 되고 2000년부터 2015년 사이 clarithromycin 내성률은 7%에서 21%로 급증하였다(Lancet Gastroenterol Hepatol, 2017). 2009~2010년 및 2011~2012년 사이 내성률을 조사한 국내 연구에서도 clarithromycin의 내성률은 7%에서 16%로 크게 증가하였다(Ann Lab Med, 2013). 

 

연구 결과, H.pylori 제균율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clarithromycin 내성 여부였다. 즉, clarithromycin 내성이 있다면 제균율이 현저하게 감소하였다. 

 

그러면, 치료 전 이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3차 의료기관에서는 환자의 위 조직을 채취하여 H.pylori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clarithromycin 내성 여부를 확인한다. 그러나 모든 의료기관에서 이와 같은 검사를 진행하기는 어렵다. 참고할 수 있는 연구가 있다. 

 

Macrolide계 항생제를 2주 이내로 짧게 투여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들의 제균율은 70% 이상이었으나 2주 이상 장기간 투여했던 환자들은 제균율이 55.2%로 큰 차이를 보였다. Macrolide계 항생제는 상하부 호흡기 질환에 많이 투여하므로 환자가 이런 질환을 앓았던 경험이 있고 macrolide계 항생제를 2주 이상 복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면 4제 요법을 선택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것이다. 

 

또한 최근 2년 이내에 macrolide계 항생제 복용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치료 실패율이 높으므로 4제 요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Digestive and Liver disease, 2016). 

아울러, 우리나라와 동남아 지역, 중남미 지역은 H.pylori 제균 후 재감염율도 5% 이상으로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위 점막 방어 기전

다양한 공격인자로부터 위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 기전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방어 기전은 크게 상피 상부(pre-epithelial)과 상피(epithelial), 상피 하부(sub-epithelial)로 나눌 수 있다. 상피 상부에서는 mucus, bicarbonate 등이 분비되어 위 점막이 위 산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한다. 상피에서는 상피 세포가 계속 재생산되고 prostaglandin을 분비하여 위 점막을 보호하며, 상피 하부는 충분한 혈류를 공급한다. 

 

이와 같은 방어 인자를 강화시키는 약물을 방어 인자 증강제라고 한다. Sulglycotide는 방어 인자 증강제로써, 돼지의 십이지장에서 추출/정제하여 얻은 반합성 polysulfated glycopeptide이다. 이 약은 인체의 mucin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아미노산 체인에 6탄당이 결합되어 있는 당단백(glycoprotein)이다.

 

주목할 점은 이 약에 함유된 6탄당에는 황분자가 결합되어 있다는 점이며, 여러 가지 중요한 약리 기전을 나타낸다. 대부분의 점막 보호제는 전신 흡수가 되므로 간 대사를 거치지만, sulglycotide는 전신으로 거의 흡수되지 않고 위벽에 흡착한다. 따라서 간 대사를 거치지 않으므로 약물 상호 작용이 드물고 간 또는 신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다. 

 

이 약은 상피 세포 증식을 촉진하며, prostaglandin과 bicarbonate를 증가시켜 위 점막을 보호하고 H.pylori 억제 작용도 갖고 있다. H.pylori가 위 점막을 손상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피 세포에 부착해야 하는데, sulglycotide는 이를 억제한다. 

 

1993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사람의 적혈구에 H.pylori를 주입하였다. H.pylori는 적혈구 표면에 부착하려고 하는데, 이 때 sulglycotide, 황을 제거한 sulglycotide, acidic mucin, 황을 제거한 acidic mucin을 주입하면서 H.pylori가 얼마나 부착하는지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 sulglycotide는 저농도에서 고농도에 이르기까지 H.pylori 부착을 억제하였으나 황을 제거한 sulglycotide는 이러한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Acidic mucin은 고농도에서만 H.pylori의 부착을 억제할 수 있었고 황을 제거하면 acidic mucin도 H.pylori의 부착을 억제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H.pylori 부착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황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sulglycotide의 H.pylori 부착 억제 효과는 acidic mucin보다 약 30배 가량 강력하였다(Gen Pharmacol, 1993). 

 

H.pylori는 위 점막의 Lac Cer SO4와 Gm2에 결합하는데, 이들의 구조와 sulglycotide의 구조가 매우 흡사하다. H.pylori는 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sulglycotide와 결합하여 위 점막에 부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H.pylori의 활성도 감소하므로 H.pylori를 저해하기 위한 항생제의 MIC도 현저하게 감소한다(Biochemistry and Molecular biology international, 1995). 

 

또한 amoxicillin/omeprazole과 amoxicillin/sulglycotide 병용 요법을 비교하면, amoxicillin/sulglycotide의 MIC 감소 효과가 더 크고, 이는 amoxicillin 대신 metronidazole을 병용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sulglycotide는 omeprazole보다 H.pylori 활성 감소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편, H.pylori 제균 요법을 하지 않고 sulglycotide 투여 후 염증 정도를 비교한 결과, 조직의 염증이 유의하게 개선되었다. 

 

결론 및 요약

소화성 궤양 환자는 우선적으로 암이 아닌지 감별하기 위한 조직 검사를 시행하고 H.pylori 감염이 확인되면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NSAIDs나 aspirin을 복용 중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H.pylori 제균 요법이 어려운 환자라면 H.pylori에 의한 위 점막 손상을 억제할 수 있는 sulglycotide를 투여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방어 인자 증강제가 시판 중이며, 대부분 효과가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 이유는 방어 인자 증강제 투여에 따른 증상 개선 효과를 입증한 연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어 인자 증강제는 단독으로 투여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증상 개선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기가 어렵다. 

 

지난 겨울 sulglycotide가 갑작스럽게 품절되면서 불가피하게 다른 방어 인자 증강제로 교체해야 했던 경험이 있다. 이 때 많은 환자들이 증상 악화를 호소하면서 sulglycotide 처방을 원하였다.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sulglycotide가 다른 방어 인자 증강제로 대체될 수 없는 고유의 약리 작용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NSAIDs로 인한 하부 위장관 합병증

▲ 천재희 교수(연세의대)     © 후생신보

 

NSAIDs는 상부 위장관 뿐만 아니라 소장을 비롯한 하부 위장관의 궤양이나 협착을 유발할 수 있다. NSAIDs에 의한 하부 위장관 합병증의 발병 기전, 임상 양상, 진단 방법, 치료 전략 및 한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NSAIDs에 의한 소화기 합병증

NSAIDs는 가장 널리 쓰이는 약물 중 하나로써 상부 위장관 출혈의 주요 원인이지만 하부 위장관 출혈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혈관 위험도 증가시킬 수 있다. NSAIDs에 의한 상부 위장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PPI를 주로 병용 투여하는데, 이와 같은 병용 요법은 오히려 하부 위장관 합병증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NSAIDs는 출혈이나 협착, 폐색 등 다양한 소장병증(enteropathy)을 유발한다. NSAIDs를 장기 복용하는 환자 중 무증상 소장 손상이 나타나는 비율이 70%에 이르며, NSAIDs에 의한 위장병 발생률보다 더 높다는 보고도 있다. NSAIDs에 의한 소장병증은 위장관 출혈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PPI를 병용 투여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었으나 실제로는 NSAIDs를 단독으로 투여할 때보다 소장병증을 오히려 증가시킨다는 연구가 다수 발표되었다. 

NSAIDs를 투여하면 12시간 이내에 장 투과성이 증가하고, 10일 이내에 점막의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또한 diclofenac을 복용한 피험자의 68%에서 점막 손상이 관찰되었다(J Gastroenterol, 2009).  

 

가장 흔한 임상 양상은 궤양이며, 출혈이나 천공, 협착, 빈혈이나 albumin 감소증 등도 나타날 수 있다. NSAIDs는 위장관 합병증뿐만 아니라 신기능에도 영향을 미치고 심혈관 위험도 증가시킨다. 

NSAIDs에 의한 상부 위장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PPI 병용 투여는 여러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있으며, PPI 외에도 misoprostol이나 H2-blocker를 병용하거나 COX-2 inhibitor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PPI 장기 투여에 따른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가 크다. 만성 신 질환이 증가하거나, 골다공증, 소장의 유해 세균 과다 증식, 심근경색, 치매, 폐렴 등이 보고되어 있다. 

 

스페인의 한 연구에 따르면, NSAIDs에 의한 상부 위장관 합병증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나 하부 위장관 합병증은 반대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PPI를 함께 투여하는 2중 항혈소판 요법 중인 환자의 경우 상부 위장관 출혈보다는 하부 위장관 출혈 발생률이 훨씬 높다(26% vs 74%). <그림 1>

 

다양한 연구에서 NSAIDs를 복용하는 환자의 절반 이상, 최대 70%까지 소장 점막이 손상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 Aspirin에 의한 위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장용 코팅된 aspirin이 많이 쓰이고 있으나, 위를 통과한 aspirin이 소장이나 대장에서 용출되면서 하부 위장관 합병증을 증가시킬 수 있다. 특히, PPI를 함께 투여하면 소장 점막 손상이 더 심하였다. 

 

NSAIDs에 하부 위장관 합병증 발병 기전과 임상 양상

소장에 NSAIDs가 닿으면 장 점막의 투과성이 증가하고 염증을 일으키기 쉬운 상태로 만든다. 그에 따라 궤양이 생기고 출혈이나 천공 등 합병증이 발생한다. <그림 2>

 

PPI를 투여하면 왜 NSAIDs에 의한 소장 손상이 더 심해질까? 여러 가지 가설 중 가장 합리적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바로 ‘dysbiosis’이다. 즉, PPI를 투여하면 장 내의 정상 세균총을 변화시켜 NSAIDs에 의한 점막 손상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메타 분석에서도 PPI는 SIBO(small intestinal bacterial overgrowth)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NSAIDs에 의한 소장병증은 조기 진단이 어렵다. 그 이유는 발병 부위가 내시경으로 접근하기가 어렵고 상부 위장관 합병증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환자도 모르게 앓고 지나가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NSAIDs에 의한 소장병증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NSAIDs를 복용한 과거력이 있고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았으며 대변 검사에서 세균 증식은 관찰되지 않고 조직 검사에서 혈관염이나 육아종(granuloma)은 보이지 않고, NSAIDs 중단 후 증상 또는 내시경적 이상 소견이 호전되는 것이다. NSAIDs에 의한 소장병증은 빈혈이나 급성 위장관 출혈, 장 폐색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60세 이상이거나 NSAIDs 투여 경험이 있고 steroid를 함께 투여하는 환자일수록 그 위험이 더 크다. 

 

어떻게 진단하고 예방할 수 있나?

소장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캡슐 내시경과 같이 특수한 장비가 필요하다. 캡슐 내시경 검사를 하면 증상이 전혀 없는 환자의 70% 정도에서 점막 손상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DBE(double-balloon enteroscopy) 검사에서도 약 50% 가량 점막 손상을 찾을 수 있었다. 

 

소장 CT(CT enterography)를 이용하면 2cm 미만의 아주 작은 병변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점막 변화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NSAIDs에 의한 소장병증은 크론병과 달리 병변이 대칭적이라는 특징이 있으며, 원위부보다는 근위부에 흔히 발생하므로 감별 진단이 가능하다. 

NSAIDs에 의한 소장병증 예방을 위해서는 NSAIDs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가장 좋다. 중단하기 어렵다면 PPI, prostaglandin, 점막 보호제, 유산균 제제 등을 함께 투여하거나 COX-2 inhibitor를 투여할 수 있으나 아직까지 객관적 근거 자료가 충분하지는 않다. 

 

환자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겠다. 

72세 남자 환자가 혈변과 복통을 호소하였다. 이 환자는 뇌혈관 질환 때문에 aspirin과 clopidogrel을 PPI와 함께 복용 중이었다. 내시경 검사에서 소장과 대장에 궤양과 출혈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다음 환자는 무릎 통증 때문에 NSAIDs와 PPI를 2달 동안 복용 중인 54세 여자 환자이다. 이 환자도 혈변과 복통으로 내원하였는데 위는 깨끗했지만 대장에서 출혈이 발생하였다. 또한 캡슐 내시경 검사를 통해 소장에도 궤양이 존재함을 볼 수 있었다. Steroid와 NSAIDs를 장기 복용 중인 68세 여자 환자는 만성 속쓰림과 하복부 통증으로 내원하였다. 위 궤양이 있었고 대장과 소장에도 궤양이 있었다. 소화기 증상이 없는 환자에게도 캡슐 내시경 검사를 진행해 보았다. 그 결과, 소장에 다발성 궤양이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심한 경우에는 web이 형성되어 캡슐 내시경이 통과되지 않기도 하며, 궤양이 반복되면서 협착이 발생하기도 한다. NSAIDs에 의한 소장병증은 얕은 궤양에서부터 협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견을 보인다. 

 

임상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수술이 필요한 횡경막 협착(diaphragm stricture)이다. 이는 궤양의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면서 반흔(scar)이 생기고 장의 직경이 좁아진 상태이다. 

 

이와 같은 NSAIDs에 의한 소장병증 치료에 sulglycotide와 같은 점막 보호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쉽지만 이에 대한 sulglycotide의 유효성을 입증한 임상 연구는 아직 없다. 이론적으로는 분명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까지 NSAIDs에 의한 소장병증 예방 효과가 입증된 약물은 없으므로 결국 NSAIDs 투여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또한 가능하면 COX-2 inhibitor를 투여하고 점막 보호제를 투여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결론 및 요약

우리나라는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심혈관 질환, 관절염 등으로 인해 NSAIDs를 복용하는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NSAIDs는 상부 위장관 합병증뿐만 아니라 하부 위장관 합병증도 증가시킨다. PPI는 NSAIDs에 의한 상부 위장관 합병증 감소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 투여 시에는 치매나 골다공증, 신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고령 환자나 steroid 병용 환자 등 고위험군 환자들은 더욱 주의해야 할 것이다. 

NSAIDs, aspirin, clopidogrel 등에 의한 하부 위장관 합병증 예방 효과가 입증된 약물은 아직 없다. 그나마 방어 인자를 증강시키는 점막 보호제를 병용 투여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방어 인자 증강제는 점막을 보호하고 이상 반응이 적으며 타 약물과의 상호 작용이 적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 하겠다. ▣

 

<Q&A>

Q : H.pylori 가족 감염은 어떻게 고려해야 하는가?

 

이기명 : 감염자의 배우자도 함께 감염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H.pylori 제균 적응증의 범위가 비교적 좁은 편이지만 일본이나 유럽은 상당히 넓다. 개인적으로 H.pylori 감염은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배우자도 함께 치료하는 것을 권한다. H.pylori는 입에서 입으로 감염되는 가능성이 가장 크다. 어린이들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감염율이 크게 증가한다. 따라서 가족 내에서의 교차 감염은 충분히 가능하다. 

 

Q : sulglycotide 처방 환자 중 간혹 위장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 유사한 경험이 있으신지, 어떤 기전으로 위장 장애를 일으키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기명 : sulglycotide는 단독으로는 거의 투여하지 않으므로 이 약 고유의 유효성 입증을 위한 임상 연구를 진행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또한 고령 환자들은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하므로 위장 장애가 발생했을 때 정확히 어떤 약물에 의한 이상반응인지 판단이 어려울 때가 많다. 저는 개인적으로 sulglycotide 처방 후 위장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는 없어서 정확히 답변 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

 

Q : 2주 제균 요법은 어떤 환자들에게 필요한가?

 

이기명 : 1주 제균 요법에 비해 2주 제균 요법의 제균율이 더 높다. 그러나 보험 삭감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1주는 급여로, 나머지 1주는 비급여로 처방을 하고 있다. 

 

Q : sulglycotide 약가가 타 점막 보호제보다 고가인데, 1차 치료제로 투여 시 삭감 우려는 없는가?

 

이기명 : 그에 대해서는 정확히 답변 드리기 어렵지만 현재까지 처방 경험 상 삭감 사례는 없었다. 

 

Q : PPI 처방 환자 중 약을 중단하면 증상이 금방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PPI 장기 투여는 어느 정도 기간이 적절한가?

 

이기명 : 저도 어려운 부분이다. 장기 투여하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환자가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1년 가량 복용했던 환자에게는 PPI의 이상반응에 대해 설명하고 중단하도록 설득해 보는데, 대다수가 증상이 재발하여 다시 내원한다. 

 

Q : sulglycotide가 급성 위 통증에 효과가 있는가?

 

이기명 : 연극에 주연과 조연 배우가 있듯이, 속쓰림 증상을 완화시키는 주연은 산 분비를 억제하는 PPI이다. Sulglycotide는 조연이라고 할 수 있다. Sulglycotide는 PPI만큼 증상 개선 효과가 뚜렷하진 않지만 함께 투여했을 때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Q : 림프 여포성 위염(Lymphofollicular gastritis) 환자가 H.pylori 양성일 경우 어떻게 치료하시는가?

 

이기명 : 우리나라에서 림프 여포성 위염은 H.pylori 제균의 적응증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적응증에 포함된다. 우리나라도 점차 그 적응증이 확대될 것이라 생각한다. 위 벽의 위축이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제균을 하면 위암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림프 여포성 위염은 젊은 여성 환자에서 흔하므로 장기적으로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H.pylori 제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천재희 : PPI 장기 투여 시에는 가능하면 저용량을 투여하는 것이 적절하다. 환자가 증상이 있을 때에만 복용하도록 처방하거나 H2-blocker를 병용하기도 한다. 또한 sulglycotide와 같은 약물도 PPI 용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 환자들은 약물 복용 시 위장에 부담을 준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sulglycotide 복용 환자 중에서도 위장 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심리적인 면도 있는 것 같다. 

 

Q : NSAIDs를 장기 투여 해야 하는 환자에게 PPI와 방어 인자 증강제를 함께 투여하는 것은 어떤가?

 

천재희 : NSAIDs 장기 투여에 따른 하부 위장관 합병증 예방을 위해 방어 인자 증강제를 함께 투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아직 이에 대한 근거 자료는 없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없으므로 유일한 대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Q : PPI 사용 초기 속쓰림이 오히려 심해지는 환자들이 있다. 일종의 반동 현상인데,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 방법은 무엇인가?

 

이기명 : PPI의 충분한 위산 분비 억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4~5일 정도가 소요된다. 따라서 1~2일 정도는 속쓰림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수 있으나 4~5일 후에도 위산 분비가 충분히 억제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Q : PPI는 위산 분비를 얼마나 억제하는가?

 

이기명 : PPI는 위 내로 분비되는 위 산의 60~70%를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고, 상용량의 2배 용량을 투여하면 70~80% 가량 줄일 수 있다. 이는 상용량의 PPI를 투여하더라도 여전히 30% 정도의 위산은 분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속쓰림을 호소하지만 알고 보면 위산과 무관한 증상을 속쓰림으로 오인하는 환자들도 간혹 있다. 이런 경우에는 즉각적인 산 중화 효과가 있는 제산제가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제산제를 처방하고 증상이 호전되는지 관찰해 본다. 만약, 제산제를 복용해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위산과 관련이 없는 통증이라 볼 수 있다. 

 

Q : NSAIDs를 수 년간 복용하는 환자도 있다. 이런 환자들의 소화기 출혈을 예방하기 위해 내시경 검사 등을 어느 정도 간격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또한 어떤 증상이 있을 때 NSAIDs에 의한 소화기 합병증을 의심해 보아야 하는가?

 

천재희 : 그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은 아직 없다.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는 통상적인 모니터링 시점에 하도록 하고, NSAIDs를 투여 중이라고 해서 내시경 검사를 더 자주 시행해야 한다는 지침은 없다. 그러나 환자가 위장관 증상을 호소하거나 빈혈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 또한 NSAIDs는 간 기능과 신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장기 투여 시에는 정기적인 혈액 검사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저는 개인적으로 1년에 한번씩 혈액 검사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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