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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56)
후생신보 기사입력  2018/09/0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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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세동(9)

 

심방세동에서 뇌졸중의 예방 - 와파린과 아스피린의 비교

 

항응고제인 와파린은 명백한 뇌졸중 예방효과와 더불어 총사망율 감소의 우수한 효과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확실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음식이나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으로 뇌졸중 예방의 적정 INR 목표수치(2.0-3.0)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약 용량을 결정하기 위해 월 1회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해야 하는 결정적인 불편이 있다. 또 그렇게 애를 써도 수치가 변화하며 허혈성 뇌졸중이나 출혈의 위험성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만일 아스피린이나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병요요법이 와파린과 비교해 동등한 뇌졸중 예방효과를 입증한다면 굳이 어려운 와파린의 시대는 종을 쳤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와파린은, 아스피린 단독이나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병용에 비해 출혈의 위험도 더 크지 않으며 뇌졸중 예방효과는 현저하게 높은 결과를 보였고, 결국 와파린은 타이틀리스트로서의 위엄을 잃지 않게 된 것이다.  

 

아래의 그림은 아스피린과 와파린의 뇌졸중 예방효과를 비교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와파린은 아스피린보다 확실하고 더 우수한 뇌졸중 예방효과를 갖고 있음이 확인되었고, 다른 연구에서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병용에 비해서도 동일하게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 

 

와파린의 작용

 

와파린(상품명 쿠마딘)은 혈전이 생기거나 혈전이 더 커지는 것을 방지하는 약물이다. 혈액은 혈관이 상처를 입어 외부에 노출되면 혈전이 생기며 응고하며 출혈을 막는다. 그렇지 않으면 출혈이 계속되어 사망할 수도 있다. 따라서 혈액이 굳어 혈전이 생기는 것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자연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이러한 혈전이 생기지 말아야 할 상황에, 생기지 말아야 할 장소에서 생기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혈전이 심장동맥을 막으면 심근경색증이 생겨 생명을 위협할 수 있고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 폐동맥을 막으면 폐색전증이 생기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영어권에서는 와파린을 혈액을 묽게 하는 약 'blood thinner'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와파린은 어떤 작용을 하는가?

우리 몸에서 혈전을 형성하는 데에는 복잡한 여러 과정을 거치는데 그 중 비타민K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비타민K는 혈액응고에 필요한 여러 인자들을 만드는데 필요한데 와파린은 이러한 비타민K의 작용을 억제한다. 와파린이 태어난 지 수십 년이 지났는데 처음의 용도는 쥐약이었다. 쥐가 좋아하는 음식에 와파린을 섞어두면 와파린을 복용한 쥐가 출혈을 일으켜 사망하게 하는 독약용도이다. 그러니 이 내용을 모르면 모를까 이를 아는 의사들은 사용에 신경을 곤두설 수밖에 없다. 

 

와파린의 용량결정

와파린을 복용하는 환자나 처방하는 의사를 힘들게 하는 것이 바로 와파린의 용량결정이다. 고혈압약이나 당뇨병 약처럼 일단 적절한 약을 선택하면 그 약을 같은 용량을 복용한다. 한 알이든 두 알이든 결정되면 그대로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와파린은 그렇지 못하다.  

 

와파린을 복용한다고 뇌졸중이 완전히 예방되는 것은 아니다. 와파린으로 혈액이 적절한 정도로 묽어져야 효과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적절한 수준으로 혈액을 묽게 하는데 필요한 와파린의 용량이 사람마다 다르다. 그뿐 아니라 매번 달라진다. 주된 이유는 비타민K 때문이다. 비타민K가 혈액응고에 필요한 인자를 만드는데 필요한데 와파린은 이 비타민K를 억제해 혈액을 묽게 한다.

 

비타민K를 매일 많이 복용하는 사람은 더 많은 와파린을 복용해야 혈액을 묽게 할 수 있다. 여기에 맞춰 와파린 용량을 결정해 복용중이라도 갑자기 비타민K의 섭취를 줄이면 와파린의 용량을 증가시킨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 출혈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반대로 비타민K를 별로 먹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비타민K의 섭취를 늘이면 와파린의 효과는 떨어지게 되고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은 증가한다. 따라서 적당히 혈액이 묽은 수준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혈액검사를 통해 약의 용량을 수시로 변경해야 한다. 

 

혈액이 혈전을 형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PT라고 하는데 이를 표준화한 INR 수치로 보고하게 된다. 최소 한 달에 한번 이 검사를 해서 INR이 적정 수준에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만일 이 수치가 너무 낮으면 혈전형성을 예방할 수 없으며 이 수치가 너무 높으면 출혈의 위험이 커지게 된다. 따라서 와파린을 복용중인 환자는 월1회 혈액검사로 INR을 확인하고 이 수치가 2.0에서 3.0사이에 있도록 용량을 올리기도 내리기도 해야 한다.  

 

 

(연재되는 내용은 노태호 교수의 최근 저서 ‘닥터노의 알기 쉬운 부정맥’에서 일부 발췌하여 게재합니다.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으며 인용할 때에는 저자와 출처를 명기하셔야 합니다.)
 
노태호 교수

(가톨릭의대 순환기내과)

 

대한심장학회 회장과 부정맥연구회 회장을 지냈고 대한심폐소생협회에서 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2018년 3월 심전도 판독의 길잡이 '닥터노와 함께 명쾌한 12유도 심전도 읽기'를 출간했다. 그 외의 저서로 ‘닥터노의 알기 쉬운 부정맥’, ‘노태호의 알기 쉬운 심전도’ 1, 2권, ‘영구심박동기 시술’이 있다.

  매년 2월 ‘알기 쉬운 심전도’란 심전도워크숍을 20년째 지속하고 있으며 ‘닥터노의 심장과 부정맥이야기’란 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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